기본적인 설정

뱀파이어는 순종과 그 외의 잡종(?)으로 나뉨. 순종은 뱀파이어x뱀파이어 사이에서 태어난 뱀파이어. 잡종은 순종에게 물려 뱀파이어가 된 인간임. 순종인 뱀파이어가 인간에게 자신의 피를 '나누어' 주었을 때 그 인간은 죽었다가 뱀파이어로 다시 깨어남. 잡종 뱀파이어가 인간에게 피를 나누어 주면 그 인간은 죽기만 할 뿐 뱀파이어가 되지는 못함. 히지카타가 순종이고 오키타가 잡종.

뱀파이어 헌터는 집단 헌터들과 개인 헌터가 있음. 집단 헌터는 어느 단체에 소속되어 그곳에서 훈련을 하고, 생활하며 자라온 헌터들이고, 개인 헌터는 평범하게 살아왔지만 강한 인간이 헌터 등록만 하고 활동하는 헌터들임. 긴토키가 집단 헌터이고 카무이가 개인 헌터.

뱀파이어는 기본적으로 치유가 빠르기 때문에 평범한 상처로는 죽지 않음. 뱀파이어를 죽일 수 있는 방법은 헌터들의 무기(은으로 된 것들)로 심장을 공격받았을 때 뿐. 헌터용 무기로 심장이 아닌 다른 곳을 다치게 되면 죽지는 않지만 치유가 느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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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타+히지카타+미츠바

 히지카타는 자신의 부모님이 인간을 사냥하다 헌터들에게 죽는 걸 본 이후로 인간을 피해다녔고, 때문에 숲 깊숙한 곳에 혼자 살았음. 동물의 피만을 마시며 지내던 어느날, 히지카타는 숲속에서 길을 잃은 미츠바를 만남. 때마침 미츠바는 짐승에게 위협을 당하는 중이었고, 그걸 본 히지카타가 미츠바를 구해준 뒤에 숲에서 나가는 방법을 알려주고, 잡은 짐승은 자신의 먹이로 사용함. 미츠바는 히지카타가 뱀파이어인 것도 모르고 반해버렸지. 그 뒤로 미츠바는 계속 숲 속에 찾아감. 처음엔 히지카타가 위험한 곳이니 돌아가라고 했지만, 몇백년을 혼자 살아오다보니 외로웠던 건지, 히지카타 자신도 미츠바를 사랑하게 됨. 나중엔 미츠바를 자신의 저택으로 초대할 정도로 친밀해지는데, 미츠바가 저택에 들락날락하는게 익숙해질때쯤 히지카타가 동물의 피를 마시는 장면을 미츠바에게 들킴. 히지카타는 미츠바가 자신을 떠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아차, 했지만 미츠바에게서 나온 말은

 "저도 당신과 영원히 함께 살고 싶어요."

 였음. 하지만 히지카타는 그러고 싶지 않았음. 피를 마셔야 하는 뱀파이어의 외로움과 고통을 잘 알고 있으니까, 자신이 사랑하는 미츠바만큼은 그런 지옥같은 삶을 보내게 하고 싶지 않았지. 히지카타가 매정하게 미츠바를 내치게 되고, 집에 돌아간 미츠바는 오키타의 추궁에 모든 걸 털어놓음. 그리고 그 다음날 오키타가 미츠바와 함께 히지카타를 찾아갔음. 오키타는 자신의 누님이 뱀파이어를 사랑한다는 것도 맘에 안들지만, 그 망할놈의 뱀파이어가 누나를 찼다는 건 더 마음에 들지 않았음. 때문에 히지카타에게 찾아가 내민 조건은 이거.

'누님과 나를 뱀파이어로 만들어달라. 내가 누님과 함께 지내며 지킬것이다.'

 히지카타가 미츠바를 내친 이유를 꿰뚫어 본거지. 결국 히지카타는 오키타와 미츠바의 고집에 오키타 남매를 뱀파이어로 만듦.
 그리고 셋은 같은 저택에서 함께 살게 됨. 아무래도 뱀파이어가 된 만큼 마을에서 사는 건 위험하니까. 히지카타는 하루에 한번씩 동물의 피를 오키타에게 갖다주었음. 아무리 뱀파이어가 되었다고는 해도 아직까지 인간의 기억이 더 많이 남아있던 오키타는 거북한 기분에 그 피를 마시지 않았음. 마시지 않아도 허기는 느끼지 않았으니까. 그러나 허기를 느끼지 못한다는 건 오키타의 착각이었고, 오키타는 피를 마시지 않은지 일주일이 지나자 엄청난 공복감과 함께 이성을 잃음. 피를 찾아 나선 오키타는 숲에서 만난 인간을 덮침. 그때 하필이면 주변에 헌터가 있었는지 헌터의 총에 상처를 입고, 오키타의 뒤를 따라 나왔던 히지카타가 오키타를 데리고 도망감. 이 사건 이후로 오키타는 주기적으로 피를 마시며 지냄.

 그 뒤로 십몇년 동안은 평화롭고 행복한 생활이 이어졌음. 히지카타와 미츠바는 매일을 알콩달콩 하면서 신혼같이 보냈고, 거기에 죽어나는 건 오키타였음. 마을에서는 괴롭힐 애들이라도 있었지만, 숲속에 혼자 틀어박혀 있으려니 심심했던거지. 히지카타가 심심하면 책이라도 읽으라며 자신의 서재에 데려다 놨는데, 책 읽는 취미 같은 거 갖고 있지 않았던 오키타는 책 제목만 훑어보면서 하품만 했음. 그러던 중에 구석에 있던 검술 교본 같은 걸 찾았고, 오키타는 이거다 싶었음. 몰래 창고에서 히지카타의 칼을 찾아낸 오키타는 그 다음부터 검 연습을 하기 시작함. 일부러 히지카타나 미츠바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저택에서 좀 멀리 벗어난 곳에서 혼자 연습을 했는데, 어느날 미츠바가 그걸 알고 몰래 오키타를 따라 나섬. 제 동생이 말도 없이 칼 한자루 들고 나가니 불안했던거지. 하지만 곧 오키타가 어설프게나마 칼 휘두르며 연습하는 걸 보면서 미츠바는 안심하게 됨. 더불어 누님을 지켜주겠다 호언장담했던 자신의 동생이 대견스러웠음. 하지만 불행하게도, 오키타의 연습을 지켜보던 건 미츠바 뿐만이 아니었음. 뱀파이어가 숲 속 깊은 곳에 산다는 건 대부분이 알고 있는 사실이었기 때문에, 조사차 숲으로 들어온 헌터가 오키타를 발견한거지. 길을 잃지 않는 이상, 이 곳은 사람이 있을 만한 장소가 아님은 물론이요, 대부분의 뱀파이어들이 숲 속에 혼자 산다는 건 흔하게 알려져 있던 사실이었기 때문에 헌터는 오키타가 뱀파이어라고 확신함. 거기다 검 휘두르는 꼴을 보니 아직은 애송이라고 판단한 헌터가 오키타의 뒤쪽으로 몰래 다가감. 그걸 본 미츠바가 오키타를 지키기 위해 뛰어들었고, 헌터는 미츠바의 심장을 향해 총을 쏨. 동시에 오키타도 헌터의 심장을 칼로 찔렀지만 미츠바는 이미 총에 맞고 쓰러진 상태였음.

 그렇게 미츠바를 보낸 오키타는 헌터들에게 복수하겠다고 다짐함. 그런 오키타를 히지카타는 말렸지. 미츠바를 잃은 만큼 히지카타 역시 분노했지만, 미츠바를 쏜 헌터는 죽었고, 다른 헌터들까지 죽이기엔 힘이 부족했음. 오히려 자신들이 사냥당할 가능성이 더 높았지. 미츠바와 함께 지낸 십몇년동안 함께 있는다는 것에 익숙해진 히지카타는 혼자 남는게 두려워 진건지, 미츠바에 이어 오키타까지 잃고 싶지는 않았음. 하지만 오키타도 무작정 헌터들에게 덤빌만큼 바보는 아니었음. 대신에 이 악물고 검을 연습함. 인간들에겐 긴 시간이지만 영원을 사는 뱀파이어들에게는 짧은 시간인 몇십년이 지나고, 오키타는 능숙하게 검으로 싸우는 법을 익힘. 그 뒤로 오키타의 헌터 사냥이 시작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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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무오키

 오키타는 일부러 마을로 내려가 인간들을 물기 시작함. 뱀파이어가 나타난다는 소문이 돌자 헌터들이 마을로 몰려들었고, 오키타는 그런 헌터들을 보이는 대로 죽임. 오키타에게 베여 사망한 헌터들의 숫자가 몇십명을 넘어가자, 결국 마을과 숲 사이에 헌터 단체의 건물이 자리잡음. 이 단체가 바로 긴토키가 소속되어있는 곳이었고, 헌터들의 숫자가 부족해지자 단체는 개인 헌터들을 모집하기 시작함.
 원래 자유롭게 사냥을 하고 다니는 걸 좋아해서 아부토와 둘이서만 다니던 카무이는, '뱀파이어 헌터 연쇄 살인사건'에 흥미를 가지고 단체에 임시로 들어감. 워낙 뱀파이어들을 잔인하게 죽이기로 소문난 카무이지만, 그만큼 다른 헌터들보다 강한 것도 사실이었기에 단체에서는 오키타의 일을 카무이에게 맡김.
 오키타를 찾아 나선 카무이와 아부토를, 오키타가 먼저 발견함. 들고있는 총을 보니까 헌터는 맞는 거 같은데 풍기는 분위기가 다른 헌터들과는 다름. 직감적으로 위험을 느낀 오키타가 좀 멀리 떨어져서 그들을 주시하면, 그런 오키타를 카무이가 알아채고

 "끼어들지마, 아부토. 내꺼야."

 하고 총을 쏨. 총알이 아슬아슬하게 오키타 볼을 스쳐지나가면 오키타는 자신의 기척을 눈치챈 카무이를 보고 기겁하겠지.
 아무리 검술에 능해진 오키타라도, 이렇게 강한 헌터는 처음인지라 카무이에게 밀림. 그동안 카무이는 몇번이나 오키타를 죽일 기회가 있었지만 괜히 싸이코가 아니지. 일부러 급소만 피해 총을 쏜 카무이는 피 흘리며 괴로워 하는 오키타를 보며 즐거워 함. 그걸 본 아부토는 또 시작이군...하며 "적당히 해." 한소리 했는데 카무이가 쳐다보지도 않고 아부토를 스쳐지나가듯 총을 쏘면서

 "끼어들지 말랬지? 죽는다?^^"

 하고, 자신을 갖고 놀고 있다는 걸 깨달은 오키타가 자존심이 상해서 왜 죽이지 않냐고 물으면 카무이는 이래야 재밌잖아~하고 웃음. 이 또라이랑 더 이상 붙으면 위험하다는 생각에 오키타가 결국 최후의 수단으로

 "보지만 말고!"
 
하고 소리지르면 가만히 지켜보던 히지카타가 나타나 오키타를 데리고 사라짐. 그 모습을 웃으며 지켜보던 카무이에게 아부토가 다가와서 질린 표정으로 말하겠지.

 "네 녀석, 알고 있었지? 저 검은 놈도 있었다는거."
 "아까 그녀석의 적일까 아군일까 궁금했는데 아군이었나봐. 형일까?"
 "그러게 적당히 하랬잖냐."
 "다시 만나고 싶은걸~"
 "못 만나게 해도 직접 만나러 가겠다는 표정인걸, 카무이."
 "맘에 들었거든. 괴로워하는 표정이 예쁘더라고."
 '진짜 악당은 이녀석이다'

반면 히지카타와 오키타쪽은

 "죽어, 히지카타."
 "그게 생명의 은인한테 할 소리냐."
 "구해줄거면 빨리 나왔어야죠. 누님 만나러 갈 뻔 했다고."
 "가버려. 그리고 평생 돌아오지마."
 "죽어버려, 히지카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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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긴토키+카무이

 긴토키는 어렸을 때부터 단체에서 자라온 헌터임. 단체 안에서만 생활하던 긴토키는 오키타의 헌터 사냥 때문에 임시로 단체에 가입하게 된 카무이와 만남. 카무이와 긴토키는 단체 안에서 가끔 얼굴만 보는 사이었지만, 어느날 카무이가 다른 헌터들에게 가장 강한 헌터가 누구냐 물었더니
 
 "역시 긴토키 아닌가?"
 "싸우는 걸 좋아하진 않지만...막상 싸우면 제일 앞서나가는 놈이 그 녀석이지."

 하는 말을 듣고 먼저 긴토키에게 찾아감.

 "형씨가 여기서 가장 강하다며?"

 그 뒤로 카무이가 종종 호기심에 긴토키를 따라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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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지카타는 원래부터 인간의 피는 마시지 않았지만 미츠바 일 이후로 인간을 더욱 꺼리게 됨. 그래서 항상 조용히 동물들의 피만 마시겠지.

 긴토키는 헌터이지만 카무이와는 생각하는게 정 반대임. 카무이는 뱀파이어들을 죽이는 행위 자체를 즐거워 하지만, 긴토키는 어디까지나 뱀파이어 '죽이기'는 최후의 수단으로 생각함. 인간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거나 일부 뱀파이어들 중 평생을 살아가는게 버거워 졌다며 찾아오는 자들만 죽이겠지. 그래서 조용히 살아가는 뱀파이어들(ex 히지카타)는 발견하더라도 못 본 척 넘어가는게 대부분. 원래 단체에서는 '뱀파이어는 보이는 즉시 척살'이 원칙이라 긴토키가 그들을 봐주고 있다는 걸 들키면 징계감이지만, 자기가 몰랐다고 시치미 떼면 그만이었음.


 히지긴의 첫만남은 이거.

 단체에서 긴토키에게 숲속을 순찰하라고 보냄. 오키타야 카무이가 맡았다지만 혹시 다른 뱀파이어도 있을까 해서. 하지만 긴토키는 뱀파이어가 먼저 나타나 공격을 하지 않는 이상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숲 속에 들어가 농땡이침. 그리고 그런 긴토키를 먹이(동물)를 찾아나왔던 히지카타가 발견함. 길 잃은 인간인가 싶어서 처음엔 그냥 지나가려고 했는데, 요즘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면서 칼 휘두르기 바쁜 오키타를 생각해내고 긴토키에게 다가감. 오키타가 헌터들을 죽이는 건 말리지 않았지만, 그가 평범한 인간들까지 죽이게 냅두는건 미츠바에게 큰 죄를 짓는 기분이 들었거든. 아무튼 그런 복잡한 생각을 하던 히지카타가 긴토키에게

 "돌아가라. 여긴 위험해."

 하면 긴토키가 부시시 일어나서 천천히 상황파악 하겠지. 그러면서 뚱한 얼굴로

 "뱀파이어들 때문에?"

 하고 물으면 히지카타는 움찔함. 긴토키도 히지카타를 우연히 숲 속까지 들어온 평범한 인간으로 생각하고

 "댁이야 말로 조심하지 그래? 나는 엄청 세서 괜찮지만 여기 진짜 무서운거 나온다고?"

 라고 함. 그 말을 들은 히지카타는 눈 앞에 있는 이 백발의 남자가 헌터라는 걸 깨달음. 사실 평범한 인간이라고 생각한 히지카타의 판단은 처음부터 바보 같은 것이었음. 어떤 인간이 뱀파이어가 산다는 흉흉한 소문이 도는 산에서 태평하게 낮잠을 잘까. 속으로 아차한 히지카타는 그래도 자신이 뱀파이어라는 걸 들키지 않아 다행이라고 생각함. 히지카타가 여태 봐왔던 헌터들은 뱀파이어를 보이는 족족 죽였기 때문에, 얼른 자리를 뜨려고 했는데 기가막힌 타이밍으로 오키타가 나타남. 히지카타 목소리가 들려서 왔는데 웬 인간 하나가 앞에 있으니, 눈빛이 바뀐 오키타가 반사적으로 칼을 꺼내려는데 히지카타가

"건들지마라."

하고 자신도 모르게 한 마디 함. 오키타는 맥 빠진 표정으로

"뭐야, 당신 먹이였습니까? 인간 피는 안 마시는 줄 알았더니...그래도 좀 숨어서 먹지 그럽니까. 뭐, 헌터한테 들켜서 죽어버린다면야 저는 좋지만."

 하고 가버림. 그리고 남은 히지카타는 오키타의 말 때문에 멘붕. 기껏 안 들켜서 안심하고 있었는데, 저런 말을 듣고도 못 알아듣는 놈이 이상할거라고 생각하며 슬쩍 긴토키를 쳐다보니까, 긴토키는 오키타 사라진 쪽을 보면서 "저놈은 좀 위험한데."하고 머리를 긁적일 뿐이었음. 그리고 나서야 히지카타를 쳐다보며 뱀파이어였나...하겠지. 물론 그게 끝. 긴토키는 히지카타가 처음에 자기를 깨워서 돌려보내려고 한 거나, 오키타한테서 보호해준걸 보면 딱히 자길 공격할 것 같진 않고, 그럼 자신도 공격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함. 그런 긴토키의 속을 모른채 히지카타는 머릿속으로 고민하겠지. 내가 왜 이녀석을 감싸서 이런 난감한 상황을 만들었을까. 그냥 인간도 아니고 헌터인데, 왜 이녀석 죽이는 걸 말렸지? 왜 이 녀석은 날 죽이지 않지?하고 여러 고민을 하는 동안 어느새 자리에서 일어난 긴토키가 "나 먹을 생각 없지?"하고 물어옴. 히지카타가 당황해서 어? 하면 긴토키는

 "우리 서로 퉁치자. 못 본걸로 하자고. 난 널 안 죽이고, 넌 날 안 덮치고. 편하게 살자고, 편하게. 그럼 이만."

 하고 손 흔들면서 감. 멍해진 히지카타가 속으로 저녀석 진짜 헌터 맞아?하고 생각할 때 긴토키도 돌아가면서 저녀석 진짜 뱀파이어 맞아?하겠지.

 그리고 이 둘은 점차 우연히 자주 만나게 되면서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가 되고, 긴토키가 가끔은 피 말고 이런건 어떠냐고 단 음식들 히지카타한테 가져감. 가끔은 뱀파이어 관점과 인간 관점으로 말 다툼도 하고. 예를 들어

 "이 긴상은 말이지, 십년 이십년이 지나도 핸썸할거라고!"
 "나는 백년이 지나도 안 늙는데."
 "나이 많아서 좋으시겠수, 할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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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구라랑 신파치는 단체의 견습헌터로, 긴토키가 담당하고있음. 워낙 천성이 착한데다가 뱀파이어에 대한 가치관 같은게 긴토키랑 비슷해서 긴토키가 많이 아낌. 그러던 어느날 숲 근처에 있던 카구라와 신파치가 오키타의 레이더망에 걸려서 죽을 위기에 처함.
 오키타를 보자마자 총을 조준하면서도 쏘지 못하는 신파치와 카구라를 보면서 오키타는 죽이지말까, 하고 잠깐 망설였는데 미츠바 생각을 하자마자 그런 거 다 잊고 칼을 듦. 그 순간 긴토키가 나타나서 오키타의 칼을 한 손으로 붙잡고 평소엔 보지 못했던 표정으로

 "이녀석들은 건드리지 마."

 라고 함. 오키타는 요즘 히지카타와 이 백발의 남자가 자주 만난다는 사실을 알고있었고, 그만큼 맘에 들어 하지 않았기 때문에 칼을 휘두르려 했는데 긴토키가 재빨리 큰 목소리로 카무이를 부름. 그리고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되게 반가운 표정으로 나타난 카무이가

 "요즘 안보이더니!"

 하고 오키타한테 달려들면 오키타는 얼굴색이 변하면서 카무이를 피해 도망감. 그런 오키타에게 손을 흔들며 긴토키는 얄밉게 웃고 있겠지. 그리고 놀란 카구라와 신파치를 챙기면서

 '어린애는 이쪽에만 있는게 아니었구만.'

 하면서 혀를 참. 사실 오키타는 현재 단체에서 죽여야 하는 대상 1순위지만, 긴토키는 히지카타에게 오키타의 사정을 들었기 때문에 봐주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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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지긴


 이젠 거의 긴토키가 놀러오듯이 히지카타랑 만나니까 한번은

 "너 헌터맞냐?"

 하고 히지키타가 물음. 그럼 긴토키가 뭔 소리를 하냐는 표정으로 들고 있던 총 흔들면 히지카타는 이해하지 못한다는 표정으로 긴토키를 쳐다보겠지.

 "그럼 왜 안 죽이는거지?"
 "죽고 싶어?"
 "그 뜻이 아니잖냐."
 "그럼 넌 왜 인간의 피를 안 마시는데?"

 히지카타는 그걸 '너도 날 죽이지 않으니 나도 널 죽이지 않는다.'로 알아들음. 그래서 "특이한 녀석."하면 긴토키가 조금은 슬픈 표정으로

 "무엇보다 너희도 피해자잖아?"

 사실 긴토키는 뱀파이어에게 물린 인간이 모두 뱀파이어가 되는거라고 알고 있음. 다만 순종이랑 잡종으로 나뉜다는것과, 단순히 물리기만 하면 되는게 아니라 뱀파이어가 피를 나누어 주어야 한다는 것은 모르고. 때문에 모든 뱀파이어=인간이었으나 뱀파이어에게 당한 놈들. 로 알고있는거지.
 히지카타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으면 긴토키는

 "너, 인간이었잖아?"

 라고 묻겠지. 그리고 히지카타는 긴토키가 하고자 하는 말을 깨닫게 됨. 덕분에 자신이 태어날때부터 뱀파이어였다는 말은 못하겠지. 무엇보다 그렇게 뱀파이어가 된 놈들이 피해자라면, 오키타 남매를 뱀파이어로 만든 자신은 가해자니까. 히지카타가 대답이 없으니까 긴토키는 그걸 긍정으로 받아들임. 플러스로 혹시나 히지카타 자신의 안 좋은 기억을 떠올리게 한건가 싶어서 말을 돌리려고 오키타 얘길 꺼내겠지.

 "그러고보면 오키타군도 불쌍하지. 남매가 똑같이 물린거잖아. 어떤 놈인지 몰라도 인정이 없어, 인정이."
 '니 옆에 있는 놈이 그 어떤놈인데.'

 긴토키가 이 사실(뱀파이어에게 물리면 뱀파이어가 된다)을 알게 된 건 친구였던 신스케 때문. 신스케와 긴토키는 같은 견습 헌터였는데 어느날 신스케가 헌터를 관두고 행방불명 상태가 됨. 하지만 신스케가 실종되기 전, 긴토키는 뱀파이어에게 물린 신스케가 쓰러져있다가 갑자기 일어나서 옆에 있던 인간의 피를 마시는 걸 보았음. 그 일은 긴토키에게도 좋지 않은 추억으로 남았고. 뱀파이어들을 볼때마다 신스케가 생각이 나서 죽이기를 망설임.

 그리고 이 신스케의 이야기를 언젠가 털어놓듯이 히지카타에게 해줌. 그리고 히지카타한테 웃으면서

 "너는 인간의 피를 마시지 않아서 다행이야."

 할 것 같다. 그 뒤로 히지카타는 오키타를 뱀파이어로 만든 장본인이 저라는 사실을 숨겨야겠다고 생각하겠지. 그리고 그 이유는 혹시라도 긴토키에게 미움 받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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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무오키


 오키타는 긴토키를 싫어함. 히지카타랑 긴토키랑 자주 만나는 거 보이는 것부터가 느낌이 안 좋았는데 히지카타가 긴토키를 바라보는 그 시선이 예전의 미츠바를 바라봤을때의 시선과 비슷하다는걸 알았을 때 오키타는 분노를 느낌. 가뜩이나 히지카타를 싫어하던 오키타였는데, 그 이후로 거의 경멸하듯 할 것 같다. 히지카타에게 오키타는 처음엔 미츠바의 남동생이니 챙겨야 하는 존재였지만 이젠 속썩이는 자신의 남동생 같은 존재고, 오키타에게 히지카타는 복잡한 존재일 거 같다. 죽이고 싶지만 죽일 수 없는, 어떻게 보면 자신의 보호자였던 미츠바를 허무하게 죽게 만든 장본인이지만, 어떻게 보면 미츠바가 자신에게 남기고 간 보호자니까. 그래서 오키타가 긴토키를 죽이겠다, 같은 말을 할 때마다 히지카타가 긴토키를 감싸면 배신감 비슷한 걸 느낌. 그걸로 히지카타랑 한번은 크게 싸우겠지. 그리고 열 받은 오키타가 밖으로 나왔다가 카무이를 만남. 이때의 카무오키는 만날때마다 형식적으로 싸우긴 하지만 암묵적으로 죽이지는 않는 사이였는데, 그날따라 오키타가 카무이한테 세게 나감.

 "오늘은 꽤 세게 나오는데?"
 "닥쳐. 오늘은 진짜 죽여버릴거야."
 "뭐, 나는 맘에 들어."
 "닥치라고 했다."

 설렁설렁 하던 카무이도 오늘만큼은 오키타가 진심으로 나오니까 결국 똑같이 진심으로 싸움. 첫만남때와는 달리 오키타가 밀리는게 아니라 둘 다 비슷하게 싸워서 주변만 난리나고. 그 소란이 일어나니까 찾아온 긴토키를 보고 오키타가 갑자기 표적을 긴토키로 바꾸면 카무이가 바로 정색하면서

 "지금 날 앞에 두고 다른 거 신경쓰는거야?"
 
 하고 긴토키에게 덤벼들던 오키타 어깨에 총을 박아넣겠지. 오키타가 총에 맞고 바닥에 구르면 긴토키가 당황해서 오키타에게 다가가려 함. 그걸 본 카무이가

 "형씨, 끼어들지마. 나 지금 기분 진짜 안 좋거든~왜 좋은 분위기에 끼어들어?"

 하면서 쓰러진 오키타앞에 쭈그리고 앉아서 허벅지에도 총을 쏨. 도망치지 못하게. 카무이의 말에 쫀 건 아니지만, 긴토키가 그동안 카무이를 봐왔을 때 오키타를 진심으로 죽이려던 적은 없어서, 괜찮겠지 하고 돌아가면 카무이는 지쳐 쓰러진 오키타를 들쳐업고 자기 방으로 데려갔으면 좋겠다. 물론 치료하려는 거 아니고, 다른 목적으로..^^

 "궁금했어. 뱀파이어들도 쾌락을 느끼는 방법은 인간들과 똑같을까 하고."
 "너..."
 "여태까지는 죽이기만 해서 몰랐는데, 오늘 한 번 시험해보려고."

 그리고 은탄이 뚫고 지나가서 치유가 느린 오키타의 피 묻은 어깨를 카무이가 핥았으면 좋겠다(..)

 카무이도 느끼고 있었겠지. 사랑인지는 모르겠지만, 자신이 다른 뱀파이어들과는 달리 오키타에게만 유독 집착한다는 것을. 아까 오키타가 긴토키에게 달려드는 걸 본 순간 카무이는 확실하게 자신의 소유욕을 깨달음. 그리고 오키타에게도 그걸 깨닫게해주고 싶었겠지.
 칼도 빼앗기고 상처도 입어서 저항을 못하던 오키타가 이대로 당할수는 없다고 생각해서 마지막 수단으로 카무이를 물려고 함. 하지만 그것보다 더 빠르게 카무이가 옆에 있던 이불을 오키타 입에 물림. 오키타 손을 한 손으로 묶어버리고 입에는 이불을 물리고, 수치심과 분노에 가득찬 눈으로 오키타가 카무이를 올려다보면 카무이는 웃으면서

 "덤비지마. 지금 나한테 덤비면 총 두 발로 안 끝날지도 몰라."

 하겠지. 결국 오키타는 그대로 카무이에게 강제로 안김. 안기면서 오키타는 이런 놈 하나 당해내지 못하는 약한 자신이 한심하고, 억지로 당한다는 거 자체도 수치스럽고, 억울한 마음에 눈물이 나옴. 상처라도 빨리 나으면 뿌리칠수 있었을텐데 헌터의 총에 당한거라 그것도 안 되고. 그렇게 울고 있는 오키타 눈에 카무이가 키스해줬으면 좋겠다. 관계가 끝나고 카무이가 오키타에게

 "분하지? 날 죽이고 싶지? 그 감정 잘 간직하고 있어. 그리고 다음부턴 나만 생각해. 한번만 더 한 눈 팔면 진짜 죽여버릴거야."

 라고 말하고 방을 나가버리고. 오키타는 그 뒤로 좀 더 시간이 지난 뒤에 상처가 거의 다 나으면 그제서야 그곳에서 나올 수 있었음. 카무이에게 다시 덤비기엔 이미 몸이 많이 지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이만 갈고 돌아갈 것 같다.
 
 하지만 오키타가 카무이 때문에 잊고 있었던게, 히지카타랑 싸워서 나왔다는거지. 그래서 카무이랑 싸웠던거고 그렇게 생각하니까 자기가 이런 일을 당한게 결국 히지카타 탓인거 같았음. 한마디 쏘아주려고 히지카타 방으로 찾아갔더니 히지카타 표정이 오키타에게 사과하고 싶지만 망설이고 있다는게 보여서 다 귀찮아진 오키타가

 "히지카타 죽어."

 하고 자기 방으로 들어가버릴 것 같다.

 그 뒤로 오키타는 당분간 집 밖을 안 나감. 헌터들 죽이는 것도 카무이가 나타난 뒤로 멈췄었는데, 이젠 그 카무이의 얼굴도 보기가 싫어져서 하루종일 방 안에만 있었음. 히지카타는 거의 매일같이 밖을 돌아다녔던 오키타가 며칠째 방 안에만 있으니까 이상하게 여기겠지. 그래도 뭔가의 사정이 있을거라 생각하고 당분간은 조용히 냅두기로 함.

 근데 문제는 며칠뒤에 일어남. 오키타도 머리가 복잡한 나머지 피를 마셔야 한다는 걸 잊었고, 히지카타도 오키타에게 챙겨주는걸 까먹은거야. 평소엔 허기를 느끼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피가 부족하다는 것을 몰랐던 오키타가, 몇십년 전의 그 옛날처럼 이성을 잃음.

 그리고 마침 카무이는 이틀에 한번씩은 보이던 오키타가 일주일이 넘도록 보이지 않자 긴토키한테 오키타 사는 곳이 어디냐고 물음.긴토키가 그걸 내가 어떻게 알아? 하면 카무이가

 "검은 머리 뱀파이어."
 "(움찔)"
 "형씨랑 둘이 얘기하는 거 봤어. 거의 매일 같이. 신고는 안 할테니까 대신 그 자식 사는 곳 말해주는게 어때? 걱정마~아직은 안 죽일테니까."

 결국 긴토키는 카무이에게 다 말해줬겠지. 아무리 긴토키라도 뱀파이어랑 친하게 지냈다는걸 단체에서 알게되면 간단한 징계로 끝나지 않을테니까. 그렇게 카무이가 오키타를 찾아가게 되고, 밖에서 불러봤자 안 나올게 뻔하니까 멋대로 문 부수고 집 안에 들어가겠지. 그리고 오키타를 찾았을때 오키타는 이미 이성을 잃고 피를 원하는 중이었음. 인간인 카무이를 보자마자 오키타는 달려들었고, 카무이는 반사적으로 총을 꺼내서 오키타에게 쏘았겠지. 하지만 피에 대한 욕망이 모든 감각을 잡아먹어서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오키타는 쓰러지지 않고 그대로 카무이의 목을 물음.

 "그동안 안 보인다 했더니...피에 굶주린거야?"

 그새 상황을 파악한 카무이는 웃으면서 한 손으로 오키타의 심장에 총을 갖다 대고 다른 손으론 오키타의 머리를 붙잡아 제 어깨에 얼굴을 파묻게 하면서

 "적당히 마셔. 내가 위험하다 싶으면 쏠거야."

 하면서 제 피를 내주었겠지.
 하지만 사실 오키타가 이성을 되찾을만큼 카무이의 피를 마시게 된다면 카무이는 죽었을거야. 그러나 집 근처에 있던 히지카타가 아까의 총소리를 듣고 오키타에게 달려왔을때, 카무이는 식은땀을 흘리면서도 여유로운 표정으로 "안녕~"하겠지. 히지카타는 오키타의 상태를 금방 눈치채고 카무이에게서 오키타를 떼어냄. 사실 카무이가 오키타 심장에 총만 갖다 대고 있지만 않았어도 그대로 냅뒀을테지만, 카무이의 손가락은 점점 총을 쏘려고 했거든. 오키타에게 다른 동물의 피를 먹이면서 히지카타는 카무이에게

 "죽고 싶지 않다면 돌아가."

 라고 하겠지. 자신과 오키타를 방해한 히지카타를 쏴버릴까, 하고 카무이가 잠깐 생각했지만 긴토키에게 죽이지 않겠다고 하고 왔으니까. 이번만은 돌아가 준다, 하는 표정으로 "그럼 다음에 봐-"하고 가버릴 것 같다.

 멀쩡한 표정으로 단체에 돌아왔지만 아부토가 인사를 건네는 순간 카무이는 그대로 쓰러짐. 아부토가 놀라서 카무이를 살펴보니 카무이 목에는 송곳니 자국이 있고. 설마설마 하면서 의료진에게 카무이를 데려가겠지. 그리고 단체에는 그 소식이 바로 퍼질거야. 카무이가 뱀파이어한테 물렸대. 지금 쓰러져 있다는데? 그걸 들은 긴토키는 바로 신스케를 떠올리겠지. 뱀파이어에게 물리면 똑같은 뱀파이어가 되는 거라고 알고있으니까, 급하게 카무이가 있는 곳으로 찾아가서 그녀석은 위험해...!하고 외치려는 순간 멀쩡하게 앉아있던 카무이가 "어? 형씨잖아?"하고 인사할 것 같다.

 "어이...너 물렸다고..."
 "응."
 "아무렇지도 않아?"
 "괜찮은데?"

 긴토키는 혼란. 이래놓고 갑자기 사람들 무는 거 아니야..?하면서 카무이한테 이-해봐 했더니 송곳니도 멀쩡.

 "뭐야, 설마 내가 뱀파이어라도 됐을까봐? 걱정하지마~인간 맞아."

 긴토키는 다시 한 번 안색은 창백하지만 방실방실 웃고 있는 카무이를 쳐다보다가 히지카타를 찾아가야겠다고 마음 먹고 자리에서 일어남. 긴토키의 의중을 알아챈 카무이가 여전히 웃는 목소리로

 "지금은 안 가는게 좋을거야."
 "왜?"
 "아직 그 녀석은 제정신이 아닐테니까."

 그 녀석이 오키타일지, 히지카타일지 잠시 고민하던 긴토키는, 결국 머리를 긁적이며 다시 자리에 앉음. 다음번에 히지카타를 찾아갔을 때 뱀파이어에 대해 더 자세히 물어봐야겠다 다짐하면서.


-


며칠뒤에 긴토키는 히지카타를 찾아가고, 히지카타는 무심한 말투로 어 왔냐, 하면서도 반가운 기색을 보이겠지. 최대한 아무렇지 않은 척 생글생글 웃던 긴토키는 히지카타 옆에 털썩 앉으면서

 "음, 내가 물어볼 게 있는데 말이야."
 "뭔데?"

 근데 긴토키가 바로 말을 못 하고 우물쭈물 거려서 히지카타는 뭔지 들어나 보자고 긴토키를 재촉 함.

 "그, 며칠전에 오키타군이 우리쪽 헌터를 물었..."
 "쉬이이잇-!!"

 긴토키가 오키타 얘길 하자마자 히지카타가 한 손으로 급하게 긴토키 입을 막고 주변을 둘러보겠지.
 오키타는 그날 자신이 제대로 돌아온 것이 동물의 피 덕분이라고 알고있었고, 카무이의 일은 기억 못하니까. 분명 오키타가 기분 나빠할게 뻔해서 히지카타가 일부러 숨기고 있었는데, 혹시나 긴토키 얘길 들었을까봐 주변을 살폈지만, 다행히도 오키타의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음. 히지카타는 작게 안심의 한숨을 내쉬고 아직까지도 긴토키의 입을 막고 있던 손을 떼었고, 그 순간 긴토키는 아쉽다는 생각이 듦.

'...!? 아쉽다고? 뭐가?'

 미친거지. 저 뱀파이어 녀석의 손이 아쉽다니. 아니 뭐, 손이 꽤나 크고 예뻐서 조금 설레긴 했...아니아니 무슨 생각을 하는거냐아 긴토키이이!!!
 긴토키가 머리를 좌우로 크게 흔들자 잠깐 긴토키를 미친놈 처럼 바라보던 히지카타가 마저 얘기하라고 함.

 "큼, 어, 근데 그 헌터...카무이는 지금 멀쩡하거든."

 긴토키의 말에 히지카타는 혼잣말로 결국은 살았군, 그 녀석. 하겠지. 뱀파이어에게 오랫동안 물린다면야 보통 인간은 죽기 마련인데 카무이는 운이 좋은 편이었음. 어찌됐든 히지카타가 고갤 끄덕이며 그래서? 라고 했더니 긴토키가

 "왜 멀쩡한거지?"

 하고 물음. 긴토키의 물음은 왜 물렸는데도 뱀파이어가 되지 않냐? 라는 뜻이었지만 히지카타는 왜 죽지 않냐?라고 받아들이고 운이 좋았나보지. 하고 귀찮다는 듯이 대답함.

 "뱀파이어가 되는 것도 운이었어?"

 긴토키가 놀란듯이 물으면 히지카타가 그제서야 아, 하고 긴토키의 질문을 이해하겠지. 하지만 히지카타는 사실을 알려줘야하나 고민함.
 카무이가 뱀파이어가 되지 않는 것은 당연했음. 오키타는 자신의 피를 카무이에게 준 것이 아니라, 카무이의 피를 마신 것이니까. 하지만 카무이에게 피를 줬다고 해도 카무이는 뱀파이어가 되지 않았을것임. 오키타는 순종이 아니었고, 뱀파이어를 만들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건 순종 뿐이었으니까.
 이 모든 것을 긴토키에게 설명하면? 인간이 뱀파이어가 되는 것을 그렇게 마음 아파하던 녀석인데, 과연 순종 뱀파이어를 보고도 죽이지 않을까? 만약 내가 순종이라는 것을 녀석이 안다면...아니, 아니다. 내가 걱정하는 것은 내 목숨이 아니야. 그럼 뭘까. 나는 무엇을 두려워 하는거지? 왜 지금 아무 말도 못 하는건가?
 히지카타가 속으로 고민하는 동안 긴토키는 히지카타의 얼굴을 붙잡고 더 진지하게 묻겠지.

"사실대로 말해. 뱀파이어가 되는 방법은 따로 있는건가?"

 히지카타는 긴토키의 말에 몸을 굳혔음.
 그거였나.
 히지카타는 미츠바의 일을 떠올림. 날 사랑해서 뱀파이어가 된 여인. 하지만 그로 인해 죽어버린 여인. 그때 자신이 받은 상처. 그 괴로운 일을, 또 다시 반복할 것인가.
 히지카타는 이미 예전에 자신이 긴토키를 좋아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깨달은 상태였음. 긴토키가 자신에게 느끼는 감정도 다르지 않을거라고 생각했지. 하지만 히지카타는 이대론 안 되겠다 생각함. 또 다시 과거의 일을 반복할 것 같았기 때문에. 또 다시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싶지 않았던 히지카타는, 일부러 더 냉정한 목소리로 말함.

 "그걸 왜 알려줘야하지?"
 "뭐?"
 "너는 우릴 죽이는게 일이잖아. 그런 너한테, 왜 우리의 정보를 알려줘야하지?"
 "내가 널 죽일것같아?"
 "모르는거지."

 긴토키는 죽이지 않을것이다. 히지카타도 그것을 알고 있었음. 하지만 히지카타는 긴토키를 멀리하는게 서로에게 좋다고 판단함.

 "가라. 이제 찾아오지마."
 "어이."
 "우리가 이렇게 만나는 것 부터가 이상했어. 처음 만났을 때 네가 그랬지. 서로 모르는 척 하자며? 그러자고."
 "너 갑자기 왜 그러는데."
 "원래 해야 할 말을 이제야 했을 뿐이야. 네가 안 간다면 내가 가지."

 히지카타는 긴토키가 잡을 시간도 주지 않고 사라짐. 긴토키는 어이없음+짜증+서운함으로 이를 갈겠지. 결국 잔뜩 짜증난채로 단체로 돌아갔는데, 하필이면 긴급 회의라고 회의실에 끌려감. 회의실 가운데에는 콘도가 앉아있었고, 그 옆으로 카무이와 긴토키의 자리가 있었겠지. 그리고 콘도의 뒤쪽으로는 처음 보는 남자가 있었음. 긴토키가 들어온 것을 확인한 콘도가 한숨을 내쉬고 진지한 목소리로 회의를 시작함.

 "헌터 살인을 하던 뱀파이어의 거점을 알아냈다."

 콘도의 말에 화들짝 놀란 긴토키는 카무이를 바라봄. 너냐? 라고 묻는 듯한 눈빛에 카무이는 자기도 몰랐다는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살짝 도리도리하겠지.

 "이쪽은 일반 사냥꾼인데, 길을 잃었다가 숲속에서 저대한 저택을 발견했다는군. 깊은 숲속의 저택은 흔한게 아니지. 아마도 그곳이 거점일거야."

 긴토키는 겉으론 아무렇지도 않은 척 했지만 속은 바짝 타들어감. 그곳이 히지카타와 오키타가 사는 곳이 맞으니까. 히지카타에게 조심하라 일러주고 싶은데 아까 상황을 보면 만나줄 것 같지도 않...

'음? 알고 있었던건가?'

 긴토키는 어쩌면 히지카타가 이 일을 알게되어 자신에게 모질게 굴었다고 생각함(사실은 아니었지만). 그래서 긴토키는 히지카타가 이미 도망갔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짐.

 "우리는 내일 새벽, 다 같이 그곳으로 간다."
 "안 돼."

 하지만 콘도의 말을 막은건 긴토키가 아닌 카무이였음.

 "누구맘대로? 그 뱀파이어는 내 먹이입니다. 아무도 건드리지 마시죠."
 "카무이, 더 이상의 피해를 막기위해선 한시라도 빨리..."

 콘도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카무이는 싱긋 웃으며 자리에서 일어남. 모든 이들이 어디가냐는 표정으로 카무이를 쳐다보면, 카무이는

 "제가 먼저 죽이고 오면 되는거죠?"

 하겠지. 남들 손에 그 녀석이 죽는건 용서 못해. 웃는 얼굴로 빠득 이를 간 카무이는 그대로 회의실을 뛰쳐나가 오키타가 있는 곳으로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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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아 오랜만에 히지오키 보고싶다ㅜㅜ직장인 히지카타x작가 오키타 동거물로...

 오키타는 마감이 코앞이라 밤 새서 글 쓰고, 히지카타는 오키타가 마감이라고 같이 안 자니까 (은근 삐쳐서) 혼자 잤겠지.
 아침이 돼서야 마감을 끝낸 오키타가 알람이 울렸는데도 일어나지 않는 히지카타를 보고 "히-지-카-타-씨-이-"하고 불렀지만 묵묵부답. 그러면 오키타가 히지카타 허리에 올라 탄 다음에 깨웠으면 좋겠다. 오키타가 나름 연인이라고

 "안 일어나면 뽀뽀할겁니다."

 깨워주길 기다리던 히지카타는 일부러 안 일어나겠지. 그걸 눈치챈 오키타가

 "하겠냐고, 멍청이."

  하면서 뺨 때릴듯.
  그럼 히지카타가 어이없다는 듯이 오키타 올려다 보다가 오키타 얼굴 붙잡아서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고

 "아침부터 덮쳐지고 싶냐?"

  이러면 오키타가 급정색하고

 "시계나 보시죠, 망할 히지카타야."

  히지카타가 급하게 씻는 동안 오키타는 냉동 음식 데워서 나름 상 차려놓고ㅋㅋㅋㅋㅋ히지카타는 씻고 나와서

 "귀염성 없기는."

  하면서도 웃으면서 아침 먹겠지. 그럼 오키타가

 "마요네즈는 네 밥그릇에만 뿌리세요. 반찬에 뿌리면 진짜 죽여버릴거야."

 아침부터 조금이라도 연인분위기 잡으면 찬물 붓는 오키타 때문에 약간 뾰루퉁 해진 히지카타인데, 오키타가 넥타이 매주면서 특유의 무표정으로


 "...어제, 마감 끝났으니까. 오늘은 밤은...일찍 들어 오든가."


 이러면 히지카타가 씩 웃으면서


"어제 못 잔거, 오늘 잘 거, 미리 다 자둬라. 오늘은 재울 생각 없으니까."

"그 다음날도 당신은 출근해야 한다는 걸 잊지 마시죠."

"알게 뭐냐. 네 마감이 끝났다는데."

"돈 벌어와야지. 돈 못 벌어오는 애인은 필요없다구요."







02.



(히지긴+히지오키)



히지긴은 사귀고 오키타는 히지카타 짝사랑. 히지카타도 오키타가 자길 좋아한다는걸 알지만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히지긴이 엄청나게 싸움. 답답해진 히지카타가 답지 않게 술에 어마어마하게 취한 상태로 둔영에 돌아갔는데, 오키타가 기다리고 있었음. 근데 빠가같은 부장님은 눈에 뵈는게 없었는지 오키타한테 해결사..하면서 기댐. 눈치빠른 오키타가

 "형씨랑 싸웠어요?"

 하고 물으면 히지카타가

 "아직도 화났냐...? 내가 미안...하다..."

 하고 중얼거리겠지 울컥한 오키타가

 "그런 말은 형씨한테 가서 하라구요, 망할 히지카타."

 하고 히지카타를 부축하고 방에 데려가는데, 히지카타가 계속 오키타를 긴토키로 착각해서 스킨쉽 하겠지. 이 새끼를 진짜 죽여?하면서 히지카타 노려보면서도 결국 질질 끌고 방에 들어감.
 오키타가 대충 이불위에 히지카타 던져놓고 뭔가 착잡한 마음(내가 왜 이런 놈을 좋아할까 같은)에 내려다보고 있었더니, 갑자기 히지카타가 벌떡 일어나서 오키타 깔아눕히겠지. 물론 아직도 착각중임. 처음엔 당황한 오키타가 뭐하는 거냐고 밀치려다 멈칫함. 아마 이대로 히지카타한테 안기면, 내일 아침 히지카타는 분명 죄책감을 느낄거고, 이대로 밀쳐내고 오늘 밤의 일을 기억 못할바에야 전자가 낫겠다 싶었음. 이렇게 해서라도 히지카타와 관계를 맺고 싶은 것도 있었고. 결국 오키타는 적극적으로 먼저 움직임.
 관계중에 히지카타는 점점 술이 깨면서 머리로는 상황을 파악하려고 함. 하지만 몸은 아직 욕망에 이끌려 움직이고 있었지. 그러다 오키타가 히지카타...하고 이름 부르면 그제야 히지카타가 정신을 차리고 행위를 멈춤. 대충 상황 파악이 된 히지카타는 어쩔줄 몰라하다가 오키타한테 미안하다. 한 마디 하고 옷 챙겨서 방을 나감. 방에 남은 오키타는 피식 웃더니 팔로 눈 가리고 울었으면 좋겠다.
 그 다음날 아침에 둔영 복도에서 히지카타랑 오키타랑 마주치면, 히지카타는 오키타 쳐다보지도 못하겠지. 그럼 오키타가 아무렇지도 않다는 표정으로 히지카타 지나치면서

"얼른 형씨한테 사과하러가요. 그리고 죽어, 히지카타." 했으면 좋겠다.




03.



ㅋㅋㅋㅋㅋㅋㅋㅋ갑자기 생각난건데 히지긴이 아가 소고 키우는것도 귀여울 것 같아...히지카타가 소고 안으면 애가 울면서 히지카타 겁나 때리는데 긴토키가 안으면 얌전하고...히지카타가 부들부들하면 긴토키가 소고는 역시 엄마가 좋지? 응? 이러면서 약올릴듯

귀여울 것 같지 않나요...소고가 긴토키한테 엄마라고 한마디 해서 히지카타가 난?했는데 오키타가 히지카타 죽어 이랬으면 좋겠어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긴토키는 바닥 뒹굴면서 히지카타 비웃곸ㅋㅋㅋㅋㅋㅋ

라는 트윗에서 시작된 썰

_

 카구라와 신파치는 오타에와 여름 휴가를 가고, 긴토키는 돈 벌고 있으라는 말에 홀로 사무실을 지키고 있었음. 근데 일거리는 안 들어오고 혼자 있다보니 심심해서 진선조의 귀신부장으로 불리는 제 '애인' 히지카타를 부를까 생각함. 그순간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더니 사무실 문이 벌컥 열리며 히지카타가 들어옴. 그것도 품엔 갈색 머리의 아기를 안고. 히지카타 꼴도 말이 아니었음. 늘 단정하던 옷과 머리는 누구한테 잡아 뜯긴듯이 엉망진창이었음.

 "어, 어이. 뭐냐, 그 꼴은? 그 꼬맹이는 누구고?"
 "이제 막 잠들었으니까 조용히 말해."

 마치 부모같은 말을 한 히지카타는 품에 안고 있던 아가를 소파위에 조심스럽게 눕힘. 그제야 아기 얼굴을 본 긴토키는 낯이 익은 거 같다며 고개를 갸우뚱함. 한 두살쯤 됐으려나, 생각하고 있는데 히지카타가 한숨 쉬며 반대편 소파에 앉음.

 "...오키타야, 그녀석."
 "...에에에에?!?!?!"
 "조용히 해!!!"
 "방금은 네가 더 시끄러웠어!"

 결국 히지긴 목소리에 오키타가 깸. 멀뚱히 천창 쳐다보던 오키타는 벌떡 일어나서 긴토키 쳐다보겠지. 오키타와 어마어마하게 닮은 그 아기를 보던 긴토키는 히지카타에게 물음.
 
 "...그래서 소이치로군은 어딨고 네가 얠 데려와?"
 "엉?"
 "오키타라며. 소이치로군 애인거지?"
 "진짜 몰라서 묻는거야 현실도피야?"
 "응?"
 "오키타 애가 아니라, 걔가 오키타라고. 오키타 소고."

 오키타는 천인의 음식을 잘못먹고(이럴때 보면 은혼 세계관은 참 편하다) 두살짜리 아가가 된 것. 그런 오키타를 진선조에서 키우기엔 다들 일이 바쁜데다가 위험하기도 해서 해결사에 오키타가 돌아올 때까지 맡기기로 한 것임.

 "듣기로는 한 이삼일 뒤에 돌아온다니까.."
 "웃기지 말라고. 내가 왜?"
 "의뢰라고 생각해. 돈은 줄테니까."
 "이봐, 내가 무슨..."

 가정부냐?하려던 긴토키는 밑에서 뭔가 꼬물꼬물한게 느껴지길래 말을 멈추고 아래를 쳐다봄. 그리고 그곳에선 오키타가 눈을 땡그랗게 뜨며

 "엄마!"

 하고 특유의 애기 말투로 긴토키를 불렀음. 긴토키가 어...?하고 당황하면 오키타가 두 팔 벌리고 가만히 쳐다보겠지. 그럼 긴토키가 어색하게 오키타를 들어올리고, 그걸 보던 히지카타가 한마디 하겠지.

 "축하한다, 엄마가 된거."
 "누가 엄마야아아아아!!!!!"

 결국 오키타는 삼일동안 해결사 사무실에서 지내고 대신 히지카타가 일만 끝나면 사무실에서 같이 지내기로 했음. 어차피 카구라도 휴가로 며칠동안 집에 안 들어올테니까. 사무실 나가기 전에 히지카타가 소고한테

 "부디 얌전히 있어라..."

 하면 오키타가 메롱 하고 긴토키 뒤에 숨음. 그걸 본 긴토키가 풋 하고 웃으면서

 "소이치로군한테 미움받는 건 똑같네?"

 하겠지. 그리고 히지카타가 나가면 긴토키의 육아가 시작됨.



 오키타는 나름 얌전히 지냄. 긴토키가 맘에 든 건지는 몰라도 긴토키 손 쪼물딱 거리면서 만지고 놀거나 사무실 여기저기를 아장아장 걸어다니는게 다였음. 그러면서 중간중간 긴토키를 엄마라고 부르는 것도 잊지 않아서 긴토키는 진짜 엄마가 된 것 같군,하고 피식 웃겠지. 그리고 저녁에 히지카타가 '나 왔다.' 하면서 사무실에 들어와서 긴토키한테 '잘 지냈냐?'하고 물었는데 순간 부부의 대화처럼 느껴져서 긴토키의 얼굴이 빨개짐. 그걸 본 (눈치없는)히지카타가 긴토키한테 어디 아프냐? 하고 긴토키 얼굴 붙잡으면 긴토키가 아니라며 오키타나 데려가라고 제 뒤에 숨어있던 소고를 들어올림. 그럼 히지카타가 가만히 긴토키 쳐다보다가

 "자고갈건데?"

 하겠지. 자고간다=그것을 한다 라고 생각한 긴토키가 ㅁ,뭐 뭣 너 지금 애 앞에서 무슨 소릴 하는거냐 요녀석아!하면 히지카타가 씨익 웃으면서

 "헤에-? 그냥 말 그대로 자고간다는 거였는데 무슨 생각을 한거야?"

 하면 긴토키가 그제야 제 실수를 깨닫고 젠장, 하면서 시선을 피함. 그때까지도 긴토키에 의해 들려져서 히지카타를 쳐다보던 오키타는 히지카타랑 눈이 마주치자 마자 인상을 찡그리더니 당황한 히지카타가 자기도 모르게 오키타 안아들면 오키타는 울먹거리면서 질색+히지카타 머리 잡아당김. 그럼 긴토키가 어,어이 하고 오키타 뺏어 안고 토닥토닥 해줌. 얌전해진 오키타가 가만히 긴토키한테 안겨있으면 히지카타는 왠지 모를 서운함+분노를 느끼겠지. 그걸 눈치챈 긴토키가 푸훕,하고 웃으면서 오키타 한테

 "소고는 역시 엄마가 더 좋지? 응? 아빠는 싫지?"

 하고 히지카타를 약올림. 그럼 히지카타가 질 수 없다는 표정으로

 "소고. 아니지? 원래 아들은 아빠랑 노는거야."
 "애랑 놀아주지도 않던 사람이 뭘 주장하고 있어?!"
 "일하고 왔으니까 어쩔 수 없잖아!"

 하고 싸우던 히지긴은 방금까지의 대화가 매우 부부싸움 같았다는 걸 깨닫고 동시에 얼굴이 빨개짐.

 "...그만하자."
 "...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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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몇알티하면 카무오키로 무슨 대사가 들어가는 연성을 합니다~이거 보고 생각한게

 카무오키 싸우던 도중에 카무이 우산은 산산조각나서 카무이는 더이상 해를 못 피하게 되고, 그 사이에 오키타는 카무이 배에 칼을 찔러 넣은거지. 평소였다면 다시 일어났을 카무이지만, 햇빛을 너무 오래 받아서 일어날 수 없는 상황.
 그런 카무이를 더이상 오키타가 공격하지 않고 돌아가면 카무이가

"네가 지금 내 심장에 칼을 찔러 넣으면 난 죽어."
"지금 이상태로 냅둬도 죽겠지."
"과연 그럴까?"
"움직일 힘은 없으면서 입을 놀릴 힘은 남았나보지?"
"사실 날 살리고 싶은 거 아니야, 경찰?"

 카무이가 웃으면서 물으면 오키타는 속으로 아니라고 생각하면서도 차마 말로는 꺼내지 못하는거지. 그걸 본 카무이가

"그럼 네 바람대로 살아서 돌아갈게."

 오키타가 나중에 히지카타한테

 "그녀석은 우산도 없었어요. 죽었을거야."

 라고 보고하면서도 한편으로는 허무함 비슷한 슬픔을 느끼지 않을까. 그렇게 살아가던 오키타 앞에 어느날 카무이가 멀쩡한 모습으로 나타나서

"살아돌아왔어, 경찰."

 하면 오키타도 그제서야 씩 웃겠지




02.


저승사자 카무이x고등학생 오키타 보고싶다

 카무이는 오키타 데려가려고 온건데 오키타가 카무이를 먼저 알아보고 '..???? 이 한 여름에 검은색 한복 입고있는 저 놈은 미친놈인가' 했으면

 카무이가 오키타한테 너 데리러 온거야, 하면 오키타가 어딜 데려가? 이러겠지. 카무이가 저승^^하자마자 오키타는 역시 미친놈이었어 하고 제 갈 길 가지 않을깤ㅋㅋㅋㅋㅋ

 카무이가 결국엔 자신이 저승사자라고 말하면서 증거로 공중에 뜨는걸 보여주고 했는데 오키타는 심드렁 하니까, 카무이는 그런 오키타를 흥미로워 하겠지.


 "저승사자인데 안 무서워?"

 "너 같은 놈이 저승사자라니 저승도 망했나보군."


결국 오키타 데려가는 건 미뤄두고 멋대로 오키타 옆에 붙어다니는 카무이가 보고싶어...집도 들어가고 학교도 쫓아다니고ㅋㅋㅋ

오키타가 성격이 더럽다보니(?) 학교에 적이 많은데 그거 보고 카무이가 죽여줄까? 하면 오키타가 미친놈아 가만히 있어; 하겠지





03.



오키타는 꽤-가 아니라 많이 실력 좋은 형사. 덕분에 어린 나이에 승진도 빨리 했지만 그만큼 범죄자들한테는 제거해야하는 대상 1순위. 어느날은 한 범죄자가 오키타의 집에 불을 질렀는데 오키타는 살아남고 오키타의 누나인 미츠바가 죽음. 범인은 곧 잡혔지만 범인이 받은 형량이 너무 약해서 오키타는 저 놈을 어떻게 죽일까 고민함. 결국 오키타는 자신이 뒤를 봐주고 있던 조폭인 긴토키에게 찾아가고, 오키타의 사정을 들은 긴토키는 뒷세계에선 꽤 유명한 킬러인 카무이를 소개시켜줌.
 사실 카무이는 오키타를 알고있었음. 하도 오키타를 죽이려는 놈들이 많다보니 카무이에게 여러번 의뢰가 들어왔는데, 오키타를 직접 본 카무이가 그만 오키타에게 반해버려서 의뢰를 모두 거절하던 참이었음. 근데 마침 오키타가 자신에게 의뢰를 하러 오자 카무이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지. 카무이는 오키타가 절대 지불할 수 없는 액수를 의뢰비로 제시함. 오키타가 그런 돈이 어딨겠냐 하고 따지면 카무이는 웃으면서

 "사람 죽이는 일이 쉬울거라고 생각했어?"

 하겠지. 오키타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자 카무이가 새로운 제안-본래 목적을 내놓음.

 "내 섹스파트너가 된다면 그 의뢰 받아줄게, 경찰."

 오키타는 뭐 이런 미친 또라이가 다 있어?!하고 혐오스럽게 쳐다봤지만 결국은 수락함. 그리고 바로 그 자리에서 둘은 관계를 가짐. 자존심 센 오키타는 최대한 신음을 참으면서 카무이를 노려보겠지.

 "언젠간...네 녀석도 잡아넣을거야, 악당."
 "그전에 나한테 죽지 않게 조심해."

 그 다음날 바로 카무이는 범인을 암살함. 교도소에서 시체가 발생하자 경찰 내부는 뒤집어졌지만 증거가 하나도 남아있지 않아서 이 살인은 미해결 사건으로 묻힘.

 그 뒤로 틈만 나면 오키타 집으로 찾아오는 카무이가 보고싶다. 미츠바가 죽은 뒤로 혼자 살게 된 오키타가 밤 늦게 집에 들어갔더니 인기척이 느껴져서 조심스럽게 경계하고 들어가면 카무이가 냉장고 뒤지면서 늦었네~?한다든가...



 어느날은 높은 간부가 살해당하는 일이 발생했는데, 그 사건을 오키타가 담당함. 하지만 범인에 대한 실마리도 없고 상부한테 쓴소리만 잔뜩 들어서 피곤한 몸 이끌고 집에 돌아왔더니 어느새 오키타 집을 제 집처럼 드나드는 카무이가 바로 오키타를 침대에 던짐. 오키타가 오늘은 너무 피곤히니까 하지말자고 했지만 오키타의 말을 들어줄 카무이가 아니지.
 결국 강제로 안기고 녹초가 된 오키타가 침대에 엎어져 있으면 카무이가 웃으면서 골치 아픈 일이라도 맡았냐고 물음. 카무이의 웃음속에서 미묘한 느낌을 받은 오키타가 설마..하면 카무이가 "어라, 눈치챘어?"하겠지. 그러니까 오키타를 속썩이는 살인 사건의 범인은 카무이였음. 이녀석을 지금 체포할까 하고 생각하는 순간 카무이가 어디선가 총을 꺼내들어서 오키타는 한숨만 쉼.

 "다 좋으니까 내 관할은 피해줘라, 악당."
 "상부한테 깨질때 네 표정 볼만하던걸~"
 "...죽어. 제발 죽어줘. 다음 의뢰의 목표물은 너로 하면 안 될까."
 "기각. 자살하는 취미는 없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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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갑자기 아기가 되어버린 오키타가 보고싶다
 오키타 방에서 아기 울음소리 나니까 신센구미 대원들 "설마 오키타 대장이 사고를...?!"하고 뛰어갔다가 보니까 오키타는 없고 오키타 닮은 갈색머리 아가만 몸에 안 맞는 커다란 기모노에 들어가서 울고 있어라. 아가랑 친하지 않은 남정네들 소굴에 갑자기 아가 한 명 나타나니까 다들 우왕좌왕 하겠지. 오키타 옷을 입고 있는거 보니 오키타는 맞는 거 같은데 대처 방법 하나도 몰라서 서로 돌려가면서 오키타 안고 둥기둥기해주다가 오키타 울면 같이 울어라.
 결국 대원들이 오키타를 히지카타한테 맡기면 히지카타는 애 앞이라 담배도 못 피고 어설프게 애 안아들었다가 오키타한테 머리 뜯겨라. 얘는 왜 어려져서도 날 죽이겠대?!하고 소리지르면서도 어떻게 하지는 못하고 그냥 머리 뜯긴채로 애 달래겠다고 둥기둥기
 그러다가 이제 사건 하나 터져서 다들 출동해야 하는 상황이 됐는데, 오키타를 데려가지도 못하고 그렇다고 놔두고 가지도 못하니까 해결사에 맡기는거지.
 일 의뢰하겠다고 잠시만 맡아달라고 하면 긴토키가 히지카타보고 결국 사고친거냐고 누구의 아기냐고 놀려먹다가 자세히 보니까 누구랑 참 닮은 거 같아. 그러다 긴토키는 미츠바를 떠올리고 숨겨둔 자식..?!하다가 히지카타한테 쳐맞아라. 히지카타가 좀 진정하고 오키타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어. 부탁한다. 하고 나가버리면 뒷늦게 요로즈야는 에에-!?!
 근데 긴토키라고 뭐 아가에 대해 잘 아는게 아니니까...오키타 안아들고 얠 어찌하나 하고있으면 걔속 울거나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하던 오키타가 활짝 웃어라. 그럼 긴토키는 아가한테 스트라이크~! 그대로 경찰서 구치소 행~!(아님
 의외로 (엄청나게) 귀여운 오키타 보고 딱히 원래대로 돌아가지 않아도 괜찮겠다는 생각하면서 비행기 태워주고 아빠짓해라 긴토키ㅜㅜ 옆에서 카구라는 오키타라니까 괜히 슬금슬금 피하고...




02

 저번에 오키타가 애기가 되는 썰은 썼었으니까...히지카타랑 콘도가 오키타 맡기러 해결사 사무실 갔는데 아기 카구라+신파치+오타에 때문에 이미 사무실은 울음바다. 긴토키가 이쪽 이미 벅차다고!!!하면 히지카타가 벅찬 김에 얘도 좀. 하고 오키타 두고가라
그와중에 콘도는 오타에 안고 오타에씨는 내가 돌보지!!!!하면 아기 오타에는 웃으면서 콘도 얼굴 주먹으로 때려랔ㅋㅋㅋㅋㅋ히지카타가 그거 보고 콘도씨, 내려놔, 그거.
 사무실은 애기들로 난장판 되고 긴토키는 와아아악하고 머리 잡아뜯지 않을까. 오키타랑 카구라는 티격태격 싸우곸ㅋㅋㅋㅋ그와중에 가츠라가 말도 안되는 타이밍에 놀러와라. 애들 같이 좀 돌보자고 말하려던 긴토키는 그 애들중에 오키타 있는 거 생각해내고 당황
 즈라가 카구라 안아들면서 리더가 이렇게 작아지다니...하니까 오키타가 제 싸움친구 뺏긴 기분에 즈라한테 달려가면 긴토키가 얼른 오키타 자기 뒤로 숨기고 속으로 이녀석아 지금의 너는 대장 오키타가 아니란 말이지!! 지금의 너는 즈라를 이길 수 없다고!!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오키타가 아니지. 긴토키 깨물고 즈라한테 가면 즈라는 그제서야 응? 하고 오키타 뚫어지게 쳐다봐라. 어디서 많이 본 거 같은데..하다가 결국 못 알아보고 긴토키는 한 숨 돌리는 거지. 혹시 즈라가 오키타 납치라도 할까봐(적이니까)



03

1. 신센구미 안에서 유일하게 아기가 된 오키타 때문에 당황하는 초보 경찰 아빠들.
2. 아기가 된 신파치와 카구라 때문에 가뜩이나 복잡한 긴상에게 +오키타
3. 긴토키에게 놀러왔다가 오키타와 만난 카츠라.->오키타인걸 눈치채고 양이지사 소굴로 납치(!)해 갔으나 애기라서 차마 죽이지 못하는 즈라...
4. 즈라 소굴에서 오키타가 원래 모습으로 되돌아오면 위험하다는 생각에 책임감 강한(?)긴토키가 오키타를 다시 납치(!)
5. 결국 긴토키가 사무실에서 애들 다 챙기고 있다가 신센구미가 일 다 끝내고 오키타 되찾아 감.
6. 그 다음날 원래대로 돌아온 10대 소년 소녀들은 기억 못함
7.그 사이 오키타한테 정이 든 즈라가 아기 오키타 그리워 해라...^~^

+카무이

카무이가 아기가 된다면 챙기는 건 역시 아부토겠지...아부토가 이게 단장? 하고 두손으로 카무이 들어올리면 카무이가 발로 아부토 배 차서 아부토가 피토할 것 같다. 그리고 신스케에게 카무이를 맡기는 것도 괜찮을듯...ㅎㅎ


중요 포인트는

1. 아가들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외모
2. 아기가 됐지만 힘은 여전히 쎈 야토 남매 때문에 고생하는 긴상&카무이
3. 아기 오키카구의 타툼
4. 모든 초보 아빠들(신센구미,긴토키,즈라,아부토)의 눈물 어린 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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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키스데이 끝나기 전에 히지오키로
히지카타가 겨우 키스할 분위기 만들어서 입술이 닿을려고 할 때 오키타가 확 밀어내고 담배 냄새. 했으면
히지카타가 속으로 기껏 분위기 다 잡아놨는데..! 하고 비명지르면 오키타가 씩 웃고 자기 입에 박하사탕 넣고 먼저 키스해라
히지카타 처음엔 당황하다가 사탕이랑 같이 능숙하게 키스할듯. 그대로 사탕이 다 녹을 때까지 키스해라 히지오키ㅜㅜ



02

히지오키 삼젲으로
오키타가 담배 피고있는 히지카타한테 가서 담배 좀 끊으시죠, 망할 히지카타. 하고 담배 뺏어서 자기가 한 입 피웠으면.
그리고 더럽게 맛없네 하면서 계속 콜록거리니까 히지카타가 야...; 이러고 어쩔 줄 몰라했으면 좋겠다.
오키타가 대충 진정하면 히지카타가 가만히 ..괜찮냐? 할 것 같다.
그럼 오키타는 히지카타 노려보면서 담배는 본인 뿐만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에게도 피해를 준다구요, 죽어 히지카타. 하면
히지카타가 방금은 네녀석이 멋대로 핀거잖아 하고 머리 툭 쳤으면



03

긴오키로 바텐더X술 취한 손님 보고싶다...히지카타랑 이별한 오키타가 술 마시고 긴토키한테 하소연하면 긴토키가 그래 그 자식이 나쁜놈이네~하면서 오구오구해주다가 위로해줄까, 손님? 하고 오키타 안고 빈 방에 데려갔으면. 그리고...(이하 생략)



04

오키타 비번이라 무기 하나도 안 들고 거리 나갔는데 가츠라 만나라.
가츠라도 엘리자베스 없이 혼자 폭탄하나 안 들고 나온거였는데 오키타 만나서 우선은 둘이 추격전 벌였으면.
오키타 무기 없는데 어떡하지?? 이러고 우선은 쫓는데 카츠라도 쫓기면서 무기 없는데 어떡하지????해라
그러다 가츠라가 빈 창고 같은데 잘못 들어가서 오키타도 따라 들어갔다가 무기가 없으니까~정적~
오키타가 전화로 신센구미 부르려고 우선 밖에서 창고 문 잠기게 장치 해둔 다음에 문 닫아버리고 전화기 꺼냈는데 가츠라가 뺏어서 부숴버려라. 그대로 둘은 아무것도 없는 창고안에 갇혀버리게 되고...(이하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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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무오키]귀서(歸棲)





01.


 맨피부에 차가운 공기가 닿는 느낌이 들어, 몸을 부르르 떨고 자연스럽게 옆으로 손을 뻗었다. 눈을 감은 채로 손을 허우적거리며 아마도 곤히 자고 있을 너를 찾는다. 하지만 손끝에 닿는 건 식어버린 이불의 감촉뿐. 그제야 나는 눈을 뜨고 급히 몸을 일으켰다. 묶지 않아 눈앞에서 이리저리 엉킨 머리카락을 한 손으로 쓸어 넘기고 비어있는 너의 자리를 내려다본다. 가슴 속 깊은 곳부터 무언가가 싸늘하게 식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몇 시간 전, 평소와는 달리 적극적이던 너의 모습을 떠올렸다. 내 목을 끌어안던 가느다란 팔, 허리를 감싸던 다리, 의아할 정도로 내 이름을 불러 대던 너의 높은 목소리를.
 너는 내가 없는 동안 무얼 생각하고 무슨 준비를 했던 걸까. 한순간 내 머릿속에 떠오른 예감이 틀렸길 바라며, 나는 침대를 내려갔다. 벗어놓고 정리하지 않은 옷가지들 속에서 네 옷만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다. 이상하게 힘이 빠져버려, 휘청이는 다리를 이끌고 방을 나선다. 이제 막 동이 트기 시작해 조금씩 환해지는 거실 속에서, 아무것도 없었던 유리 탁자 위에 놓여있는 하얀 종이가 유독 눈에 띄었다. 조심스럽게 다가가 손바닥만 한 그 종이를 집어 들었다.


 「카무이」


 익숙한 필기체로 쓰인 그 세 글자. 그것을 보는 순간 수많은 너의 말들이, 너의 감정들이, 종이를 쥔 손끝을 통해 내게 흘러들어왔다. 작별 인사도, 원망도, 그 어느 것도 아닌, 그저 단 한 사람의 이름이었지만, 너는 그 이름 속에 모든 것들을 심어놓았다. 아무것도 쓰이지 않은 종이를 바라보며 어떤 말을 써야 할지 고민했을 너를 생각한다. 결국엔 어떠한 문장도 떠올리지 못해, 겨우겨우 펜을 들어 내 이름만을 끄적였을 너를 생각한다.
나는 신경질적으로 탁자 옆에 놓인 의자를 집어 던졌다. 무언가가 망가지는 소리가 집 안을 울린다. 나는 그것이 의자의 소리인지, 아니면 내 심장 소리인지 구별할 수 없었다.

 너는 그렇게 나에게 이별을 고했다.








02.


 "며칠만 재워줘요."



 당당하게 내뱉은 말에, 눈앞의 남자는 눈썹을 움찔거리더니 속으로 깊게 빨아들였던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나를 응시했다. 나는 자초지종을 설명하는 대신 끌고 온 캐리어를 현관 안으로 밀어 넣었다. 남자, 히지카타 씨는 '소고' 하고 낮게 이름을 불러 나의 행동을 멈추려 했지만, 나는 그것을 무시하며 문 안으로 비집고 들어간다. 복도에 혼자 남게 된 히지카타 씨의 한숨 소리를 뒤로하고, 내 집인 마냥 신발을 벗고 거실로 발을 옮겼다. 집 안에는 숨길 수 없는 쓴 담배 향기가 퍼져 있었다. 순간적으로 얼굴을 찌푸렸지만, 그것도 잠깐이라 금방 익숙하게 소파 위에 걸터앉았다. 뒤늦게 따라 들어온 히지카타씨의 손가락엔 담배가 들려 있지 않았다. 그는 소파에 앉아 거실을 둘러보는 날을 힐끗 쳐다보더니 주방으로 들어갔다. 곧이어 찬장에서 컵을 꺼내 무언가를 따르는 듯한 소리가 들려온다. 잠시 뒤 주방에서 나온 히지카타 씨의 양손에는 똑같이 생긴 찻잔이 들려 있었다.


 "마시고 가."


 
 그의 표정은 언제나처럼 단호했다. 나는 대답하지 않고 내밀어진 찻잔을 받아들었다. 8시 30분. 찻잔 너머로 벽에 걸린 시계를 힐끗 바라보고 나는 조금 초조해졌다. 동시에 이른 시간에 연락도 없이 찾아온 저를 내쫓지 않고 들여 보내준 이 남자에게 조금은 고마운 마음이 드는 것도 같았다. 뭐 반 이상은 이쪽의 억지였지만.
잔을 탁자 위에 내려놓고, 밀려오는 두통에 엄지로 관자놀이를 지그시 눌렀다. 무작정 나오긴 했지만,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을 생각하니 막막할 뿐이었다. 쉽게 포기할 녀석이 아니다.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찾아낼 녀석의 모습이 눈에 훤했다. 덕분에 나는 모든 것들을 포기해야했다. 처음 핸드폰을 샀을 때부터 사용했던 전화번호, 몇 년 동안 일해 왔던 직장, 그리고…녀석과 함께했던 안식처.
 그래. 그곳은 안식처였다. 적어도 처음에는.

 "헤어졌냐?"

 갑자기 날아온 질문에 나는 어딘가 먼 곳까지 가버린 의식을 끌어왔다. 잠시 질문을 이해하지 못해 곰곰이 머릿속으로 문장을 떠올리다가, 아, 하고 작게 입을 벌렸다.


 "왜 그렇게 생각해요?"
 "집 나온 것 같길래."

 그는 소파, 즉 내 옆에 앉는 대신 바닥에 깔린 융단 위에 양반 다리를 하고 앉아 차를 한 입 마셨다. 나는 그걸 가만히 바라보다가, '헤어졌다' 라는 말을 다시 한 번 곱씹었다. 나는 내가 그 녀석을 떠남으로써 그 녀석과 헤어졌다. 하지만, 그 녀석이 이렇게 쉽게 이별을 받아들이지 않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나에게 있어서 헤어짐은, 사귀는 것보다도 더 어려운 것이었다.


 "…재워줄 거죠?"
 "……."


 히지카타 씨는 말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내가 들고 온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작은 방으로 들어갔다. 난 설핏 웃으며 아까보다 한결 편안해진 마음으로 차를 마셨다.








03.


「…인데, 무슨 일이라도 생긴 거냐?」
 "아아, 아니에요. 아침에 일어나 보니까 없길래."


 혹시 연락 오면 알려주세요. 그 말을 끝으로 통화가 끝났다. 액정에 '히지카타 토시로'라고 정 없이 저장한 이름이 뜬 걸 잠시 내려다보다가, 탁자 위에 핸드폰을 내려놓고 앞머리를 쓸어올렸다.
 오키타가 갈 곳은 한정되어 있다고, 그렇게 생각해서 연락한 사람이었다. 그다지 친분이 있는 건 아니고 그저 오키타와 가까운 사람이란 이유로 알고 있던 남자였다. 그만큼 그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방금 오키타가 어디 있는지 모른다는 그의 말이 거짓인지 아닌지 구분할 수 없었다. 남자에게 연락하기 전에 다른 곳에도 연락해보았었지만 비슷한 답변들뿐이었다. 당연하다는 듯이 오키타의 번호는 없는 번호가 되어있었으며, 그의 일터에 전화해 보아도 일을 그만두었다는 대답을 들었을 뿐이었다.
 초조해져 저도 모르게 깨문 손톱에서 피가 났다. 이토록 짜증 난 적이 없었는데.


 왜일까.


 그가 요즘 내게 지쳤다는 건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깐이고 달래준다면 다시 예전처럼 사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가 날 떠날 거라고는 단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으며, 떠나는 걸 가만히 내버려 둘 나도 아니었다. 오키타는 그런 나에게 '집착'이라는 단어를 자주 썼지만, 나의 행동은 연인으로서 당연한 것들이었다. 오히려 나로서는 그를 상당히 풀어두었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그는 평소에 집 밖을 나가 일을 할 수 있었으며, 그가 어렸을 때부터 알고 지냈다는 남자와 꾸준히 연락할 수 있지 않았나?
 나는 결국 다시 핸드폰을 들어 아부토의 번호를 찾았다. 잠시 뒤 그에게 부탁 아닌 부탁을 하자, 핸드폰 너머로 짜증스러운 목소리가 들리더니 곧이어 뚝 하고 매정하게 전화가 끊겼다. 하지만 난 여유롭게 그의 정보를 기다렸다. 그제야 피가 난 손가락이 눈에 들어와, 응급 상자에서 밴드 하나를 꺼내 붙이고, 그 김에 침대 옆에 널브러진 옷가지를 정리하고, 빗을 들어 엉킨 머리를 빗은 다음 하나로 땋아 묶는다. 머리를 묶어줄 사람이 없다는 것에 조금 쓸쓸했지만, 이런 생활도 며칠 안 갈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 감정은 오래가지 않았다.
 그렇게 집 안을 정리하고, 욕실에서 씻고 나오면 아부토에게서 파일이 도착했다. 나는 컴퓨터를 켜서 핸드폰을 연결하는 동안 느긋하게 냉장고에서 맥주 한 캔을 꺼내 마신다. 잠시 뒤 컴퓨터에 파일을 복사해서 열어보니 여러 개의 동영상이 담겨있었다. 어젯밤부터 오늘 새벽까지의 동네 CCTV 영상이었다.


 곧 다시 만날거야.


 영상 속에서 캐리어를 끄는 너의 모습을 보며, 나는 미소지었다.













----------------



그리고 다시 오키타를 찾아온 카무이가 평생 집 안에 두고 먹여살리기로 다짐했다나 뭐라나
해피엔..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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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지오키] 흩어진 고백



 "히지카타 씨!"
 
 언제나처럼 무사할 거라고 그렇게 믿었기 때문에.

 "오키타 대장이…"
 "…폭발하면서 소리가…"
 "지금 병원에…"

 그래서, 나는 지금까지 '그 말'을 하는 것을 망설일 수 있었던 거겠지.

 -

 빨간 불빛이 반짝이던 게 슬로우 모션처럼 보이던 순간, 난 이제 죽을 수도 있겠구나, 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막연하게 어떻게든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있었다. 왜 그런 거 있잖아. 아직 살아야 할 이유가 남아있어서 정신력으로 어떻게든 버티는 거. 나도 있으니까. 아직 죽으면 안 되는 이유. 미처 듣지 못한 말이 남아 있어서. 죽기 전에 꼭 한번은 들어야겠다, 했거든.
 그래서 눈을 떴을 때 처음으로 신께 감사 인사를 드렸다. 아아, 신이시여. 감사합니다.
 살아있다는 기쁨에 주변 상황이 어떤지도 보이지 않았다. 야마자키가 호들갑스러운 몸짓으로 병실을 나가는 걸 보면서도 나는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했다. 뭔가 이상하다고 느낀 것은, 멍청한 얼굴로 들어온 그에게 한마디 하려고 입을 열었을 때.
 
 들리지 않아.

 "히지카타 씨……."
 "소고……."
 "지금, 내 말 들려요?"
 "소고."
 "좀 이상한데. 나, 말을 하고 있는 거 같은데 말이 안 나와."
 "……."
 "아직 충격이 커서 그런 걸까? 근데 되게 조용하네요. 뭐라고 말이라도 해 봐, 히지카타야."
 "소고……."
 "아무 말이나, 아무나, 해보라고!"

 바보같이. 입만 뻐끔거리면 뭐해요. 왜, 내가 살아있어서 놀랐어요? 그래서 다들 그렇게 말이 없는 거야? 쳐다보지만 말고 말을 해줘. 아무 말이나 다 좋으니까. 아니라고 해줘. 내가 왜 죽지 못했는데. 차라리 내가 말을 못하는 거라고 해줘. 
 
 아아. 신이시여.
 결국 저를 이렇게 버리신겁니까.

 -
 
 "폭발할 때 바로 그 옆에 계셔서…폭발음 때문에 청각에 무리가 갔다나 봐요."
 "회복은."
 "…그게, 불가능하다고……."
 
 살아남은 것만으로도 감사하라는 건가.
 
 병실에서 한참을 소리 지르던 녀석은, 다급하게 달려온 의사에게 진정제를 투여받고 나서야 겨우 잠이 들었다.

 '히지카타야, 나, 아무 소리도 안 들려. 지금 소리를 지르고 있는 거 같은데, 내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아...!'
 
 너의 울분의 찬 목소리가 귓가에 웅웅거린다. 이것조차도 미안하다. 너는 이제 아무것도 들을 수 없는데, 나는 아직 너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죄스럽고, 괴롭다. 무엇보다도, 언젠간 해줘야지 하면서도 용기가 없어 너에게 그것을 말하지 못한 과거의 내가 원망스럽다. 다음에, 다음에. 이렇게 미루다가는 평생 못하겠군, 이라고 장난처럼 말했던 것이 현실이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던 나를 꾸짖는다. 이제는 네가 살아있음에도 나는 더 이상 너에게 어떠한 말도 할 수 없다. 
 네가 소리를 듣는 법을 잃어서, 나는 말을 하는 법을 잃었다.

 "…장."
 "……."
 "부장!"
 "아…, 야마자키."
 "오키타 대장, 깨어나셨답니다."
 "상태는?"
 "가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너의 병실 앞에서, 나는 순간적으로 희망을 품었다. 이번에도 너의 악질적인 장난이길 바랐다. 문을 열면, 네가 그 어느 때처럼 내게 '몰래 카메라였습니다-'하며 장난스러운 미소를 짓기를 바랐다. 그래도 난 너의 장난을 용서할 수 있을 터였다. 감사하다며 네 손을 잡고 무릎 꿇고 기도라도 올릴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문을 열자마자 보인 너의 메마른 표정은 이것이 괴로운 현실임을 깨닫게 했다.

 "소고……."

 너는 내 쪽을 바라보지 않았다. 내가 들어왔다는 것조차 눈치채지 못한 듯했다. 가까이 다가가 네 어깨에 손을 올리니, 흠칫하고 놀란 너는 두려움을 품은 눈동자로 나를 올려다 보았다.

 "아……."

 나임을 확인하고 나서야 너는 표정을 조금 누그러뜨렸다. 그리고는 뭔가를 말하려는 듯이 입을 열었다가, 이내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고개를 푹 숙여버린다. 너의 약한 모습이 나의 폐부를 찌른다. 마치 온몸의 장기를 쥐어 비트는 것처럼 고통스러워서 나는 몸부림친다. 아아. 소고. 내가 너한테 꼭 해줘야 할 말이 있는데 말이야.

 "…사랑해."
 "……."
 "사랑한다, 소고."
 "……."
 "사랑해, 사랑한다."
 "……."
 "사랑해, 널 사랑해."
 "……."

 너를 껴안는다. 껴안은 채로 너는 듣지 못할 고백을 한다. 나의 고백은 너에게 가지 못한 채 공중에서 흩어져 버린다. 그럼에도 나는 쉼 없이 고백을 토한다. 이토록 쉬운 말을 왜 그동안 망설였을까. 이렇게 몇 번이고 할 수 있던 말을, 왜 한 번도 너에게 해주지 못했던 걸까.

 "줄곧 너를 사랑했어."
 "…뭐 하는 거예요, 히지카타 씨."
 "너에게 꼭 말하고 싶었어."
 "왜 당신이 옆에 있는데도 혼자인 느낌인 걸까."
 "바보같이 말하지 못했어. 미안해."
 "보이지 않는 유리막에 갇힌 것 같아요."
 "네가 이 말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었는데."
 "뼈가 산산 조각이 난 건 괜찮은데, 소리 하나 못 듣는 게 이렇게 불편할줄이야."
 "이제서야 말해주는 나를 원망해."
 "들려요? 설마, 나 청력을 잃었다고 말도 못 하게 되어버린 건가?"
 "사랑해. 평생을 사랑해."

 나의 사랑은 너였다. 너는 나의 사랑이었다. 
 때문에 네가 귀머거리가 된다면, 나는 벙어리가 될 수 밖에 없었다.
 
 나의 흩어진 고백이 갈 곳은, 이제 어디에도 없다.

 







 -------------------------------------------------------------------------

 급한 마무리..대체 뭘 싸지른건지.
 그냥 갑자기 청력을 잃은 오키타가 보고 싶었습니다.

 보고 싶었던 장면들
 1. 내가 말하는 소리 조차도 들리지 않는다고 울부 짖는 오키타.
 2. 고백하지 못했던 과거를 후회하며 오키타를 껴안고 쉼 없이 고백하는 히지카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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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지오키] 헤어지는 법
 _조각글




 우리는 서로를 사랑했으나, 사랑할 수 없는 관계였다. 애정이 깃든 눈으로 바라보다가도, 그 눈빛은 금세 희뿌옇게 흐려지고는 했다. 매일을 같이 다니면서도 차마 손을 잡을 수 없었고, 몸을 섞으면서도 서로의 이름을 부를 수 없었다.
 우리 사이엔 잊을 수 없는 사람이 있었다. 우리는 그녀를 잊지 못하는 이상, 사랑할 수 없었다.

 "헤어지자."

 네가 날 그렇게 올려다볼 때마다 그녀를 떠올리는 나를 용서하지 못한다. 너는 그런 날 사랑했고, 그런 너 자신을 용서하지 못한다. 우리는 서로를, 그리고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했고, 때문에 애정과 함께 상처를 나누었다. 그 상처는 날로 깊어져만 가고, 더 이상은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가 되었다. 다른 연인들이었다면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나갈 수 있겠지만, 우리에겐 그조차도 허락되지 않은 듯했다.
 너희 남매는 왜 날 이리도 힘들게 만드는지. 너는 왜 그녀를 닮아서 나를 사랑할 수밖에 없던 건지. 나는 왜 또다시, 너를 사랑하게 된 건지. 내가 정말 사랑했던 건 그녀였는지, 너였는지.

 "우리가 언제는 사귀었던 것처럼 말하네요, 히지카타씨."
 "……."

 너는 자조적인 웃음을 머금은 채로 다시 한 번 헤어지자? 하고 중얼거린다.

 "사귄 적이 없던 사람들이 헤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건데요?"

 너는 나를 비웃는다. 나도 나를 비웃는다. 우린 우리의 관계를 비웃는다. 그래, 우리는 어쩌면, 헤어지는 것조차도 할 수 없던 걸지도 모른다.





 -

 너무 괴로워서 그만 헤어지자고 했더니
 언제 사귄 적 있었느냐고
 사귄 적 없는 이들이 헤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비웃듯 다그친다
 (유안진, 타동사에 얹혀서)

 글귀 봇에서 보고 끄적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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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twitter.com/OS861215/status/658113952824496129



[긴오키] 어느 겨울



 후우. 목도리에 파묻었던 얼굴을 들어 올린 남자가 가만히 숨을 내쉬자, 하얀 입김이 공중에 퍼졌다. 그리고 그 뒤로 흐릿한 인영이 보였다. 아니다. 이젠 흐릿하지 않다. 좁은 골목길에 기대어 있는 소년의 모습은 선명히 보였다. 어젯밤 내린 눈이 녹지 않고 여전히 길 위에 남아있을 만큼 추운 이 날씨에도, 제복 말고는 그 어떠한 천 쪼가리 하나 걸치지 않은 저 소년은. 그래. 내 것이 될 수 없는 저 소년은.
 처연한 감정이었다. 남자는 감히 저 소년의 이름조차 부를 수 없었다.

 "형씨."

 이제야 남자를 발견한 듯, 소년은 가만히 남자를 불렀다. 형씨, 라. 특별하다고 할 수 없는 호칭이었다. 긴토키를 형씨라 부르는 건 소년뿐만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이미 익숙한 호칭이지만.
 
 '뭘 기뻐하고 있는 거냐, 나는.'

 피식 웃어버린 긴토키는 머리를 긁적이며 오키타에게 다가갔다. 사실은 지나가야 하는 길이었다. 하지만 오키타의 앞에서 멈춰 섰다. 이유는 없었다. 그냥 그러고 싶었다.

 "지나가세요."

 저 때문에 지나가지 못하는 거라고 생각했는지, 오키타가 기울였던 몸을 바로 세우며 골목 옆에 바짝 붙어섰다. 그게 아니었는데.

 "땡땡이인 거냐, 아니면 잠복?"
 "땡땡이였으면 이 날씨에 여기 있지도 않았겠죠."

 어색한 공기가 그들을 메우고 있었다. 한때는 그래, 시간만 나면-대체로 오키타의 땡땡이였다- 음담패설과 함께 침대 위에서 뒹굴던 그들이었다. 서로 사랑해서? 그런 게 아니었다. 오히려 소년은 다른 이를 사랑했다. 제 누나가 사랑하는 남자를, 자신도 사랑하고 말았다는 소년. 긴토키와의 행위는 단지 위로받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관계는, 소년의 누나가 죽은 이후로 끝났다. 소년이 일방적으로 찾아오지 않았다고 하는 편이 맞았다. 하지만 처음부터 소년이 남자를 찾아왔던 것이니, 남자가 따로 소년을 찾아갈 명분이 없었다.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나더라도 오랜만이네요. 오냐. 같은 시시한 인사말이 전부였다.
 사랑이 아니었다고? 그래. 소년은 이 하얀 머리의 남자를 사랑하지 않았다. 하지만 남자는 아니었다.
 붉은 눈동자가 긴토키를 올려다봤다. 그 표정에 의문이 한 가득이다. 왜 지나가지 않느냐고 묻는 듯이. 이미 당신과 나는 끝났는데.
 
 "춥겠다."

 세금 도둑 주제에 돈도 없냐. 너흰 왜 사계절 내내 같은 옷이야? 긴토키가 중얼거리며 제 목도리를 풀어 오키타에게 둘러 주었다. 미간을 찌푸린 오키타가 긴토키의 손을 낚아채 목도리를 다시 풀어버렸다.
 
 "목도리는 숨이 막히는 감각 때문에 별로 안 좋아해요."
 "아아."
 
 긴토키는 멋쩍은 표정으로 오키타가 내민 목도리를 다시 받아들였다. 다시 제가 두르기도 뭐해서 손에 걸쳤다. 더 이상은 말 이을 재간이 없다. 예전이었다면 질척거리는 농을 소년의 귀에 속삭여줬을 텐데. 그럼 소년도 지지 않고 제 허벅지에 다릴 두르며 나이에 맞지 않는 수위 높은 발언을 했을 테다. 그다음엔….

 "형씨?"

 오키타의 부름에 긴토키는 흠칫 놀라며 뒤로 살짝 물러났다. 이젠 그럴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쓸데없는 망상에 빠져버렸다.
 한동안 그들은 서로를 쳐다보기만 할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숨 쉴 때마다 미세하게 나오는 입김이 그사이를 채울 뿐이었다. 소년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건 소년만이 알 것이다. 다만 그것이 후회만 아니길 바랄 뿐이었다.

 "형씨, 시간 있어요?"
 "뭐?"
 "지금부터 하려고요. 땡땡이."

 -

 오키타는 긴토키를 조용한 카페에 데려갔을 뿐이었다. 선심 쓰듯 남자를 위한 파르페 두 개를 시키고, 저는 오렌지 주스 한잔을 시킨 소년은 턱을 괴고 남자를 가만히 훑어보았다.
 솔직히. 반반하게 생기긴 했다. 저 썩은 눈깔만 아니라면. 아니, 저 죽은 눈동자도 침대 위에서는 밝은 빛을 띠더라지. 아, 백발은 그래. 이런 날씨엔 좀 그렇다. 가뜩이나 흰색 옷을 입고 다니는데, 머리카락까지 흰색이니 이렇게 눈이 오는 날엔 쉽게 눈에 띄지 않는다. 아니, 아니다. 꼭 다른 사람에게까지 보일 필요는 없다.
 여기까지 생각한 오키타는 아차, 하고 고개를 숙였다. 이래서 안 만나려고 했는데.

 그래, 처음엔 위로였다. 그 이상은 아니었다. 소년은 다른 이를 사랑했다. 누님이 사랑하는 남자였다. 제 상관이었다. 매일 같이 죽어버리라고 말했던 이유가 그 때문이었다. 그에게 다른 말은 할 수 없었다. 알고 있었으니까. 히지카타 또한 제 누님만을 사랑한다는 것을. 
 그래서였다. 해결사니까. 망할 상관에 대한 감정을 대신 위로해 줄 사람은 그 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와 몸을 섞으면 섞을수록 다른 감정이 생겼다. 입으로는 저질 농담을 하면서도 그는 소년이 너무 소중해 어쩔 줄 모르는 것처럼 행동했다. 숨기려고 했던 거 같지만, 워낙 눈치가 빨랐던 탓에 소용이 없었다. 그래, 그는 저를 사랑했다. 소년은 그것을 알면서도 못된 아이답게 모르는 척했다. 아직은 자신의 감정을 추스르기도 힘들었다. 그는 섹스파트너. 그 이상이 될 수 없다.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한편으로 소년은 외로웠던 것일지도 모른다. 남자는 조금씩 소년에게 사랑을 넘겨주었다. 그도, 소년도 깨닫지 못할 정도로 서서히, 조금씩. 나중엔 그 사랑이 당연하다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남자의 사랑이 소년의 사랑을 헷갈리게 할 정도로.

 그리고 누님이 세상을 떠났다.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때 소년은 두 남자의 사이에서 방황하고 있었다. 그래서 누님을 신경 쓰지 못했다. 누구보다도 소중했던 사람인데. 유일하게 편하게 기대어 쉴 수 있었고, 유일하게 지켜주고자 했던 사람인데. 고작 연애를 위한 사랑 때문에, 나는 내 유일한 가족을 이렇게 허무하게 떠나보냈나.
 그래서 모든 것을 포기하기로 했다. 여느 때와 같이 히지카타에게 저주를 걸었고, 긴토키는 더이상 사적으로 찾아가지 않았다. 뒷늦게 모든 걸 제자리로 돌려놓겠다고 그렇게 마음먹었다.

 "형씨."
 "오늘 그 소리만 몇 번째인지 모르겠네."
 "형씨를 잠깐 좋아했어요."
 
 파르페를 뒤적이던 손이 멈췄다. 답지 않게 멍한 표정으로 소년을 쳐다봤다. 

 "뭐?"
 "아니, 어쩌면 사랑이었을지도 몰라요."
 "어이, 지금 무슨…."
 "하지만 지금은 아니에요."
 
 뭔가를 말하려던 긴토키의 입이 닫혔다. 그래, 방금 기대를 조금도 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못 알아들은 것처럼 반응했지만, 한편으로는 이제는 제 마음을 소년에게 전달할 수 있는 걸까, 했으니까. 하지만 오키타는 그럴 기회조차 도 주지 않았다.

 "지금은, 아니에요."

 긴토키에게 못 박듯이, 혹은 저 자신이 다짐하듯이 한 번 더 내뱉은 오키타가 고개를 들어 긴토키를 바라보았다. 소년의 눈동자는 고요했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고마웠어요, 형씨."
 
 무슨 말을 해야 할까. 나도 네 녀석을 사랑했다고? 그게 인제 와서 무슨 소용일까. 이미 소년은 감정을 정리했다는데. 소년은 방금, 남자가 더는 짝사랑 조차도 하지 못하도록 만들었다.

 "그래."
 
 그 어떤 말도 필요 없었다. 사랑했다가 아니야. 사랑해. 아직도. 목까지 올라온 말을 삼킨 긴토키는 오키타에게 씩 웃어 보였다.

 "어려운 일 있으면 찾아와. 단, 이제부터는 지인 할인 이딴 건 없을 거다, 이 매정한 녀석아."
 "예."

 오키타도 긴토키가 짓고 있는 표정과 비슷한 미소를 지어 보이고 카페를 나섰다. 홀로 남은 남자의 표정에, 웃음기가 사라졌다. 창밖에, 눈 덮인 거리를 걸어가는 소년의 뒷모습이 보였다. 그 모습이 쓸쓸해 보인다고, 아니, 이것조차도 착각일 것이다. 
 소년의 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진 뒤에야, 남자는 목도리를 두르고 거리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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