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사고로 세상을 떠난 애인인 서점오소를 잊지 못하고 살아가는 꽃집카라와, 어느날 그의 앞에 나타난 서점오소를 꼭 닮은 붉은 머리의 소년 OSO...로 시작되는 오소카라를 보고싶다.
카라마츠는 이제 막 32살, OSO는 22살 정도일까. 우연히 본 잡지에 실린 밴드 그룹. 그중에서 딱 서점오소가 죽었던 그 나이의, 그와 닮은 얼굴을 한 청년의 사진을 카라마츠는 한참이나 바라보았겠지. 물론 지금 22살이라면 환생일리 없지만, 그래도 뭔가 그리워서. 그렇게 점점 OSO의 팬이 되어가고. 물론 그렇다고 공연을 직접 보러가는건 아니고. 그냥 잡지를 산다든가, 노래를 자주 듣는 정도. 꽃집에 어울리지 않게 밴드노래 틀어놓고 있으면 지나가던 사람들 한번씩 힐끗 가게 쳐다보고 가겠지. 사실 이건 OSO의 그룹이 꽤 유명하기도 한 탓임.
어느새 그런 생활이 익숙해져서 처음의 그리운 기분을 잊고있을즈음, 썬글라스를 낀 붉은 머리의 남자가 꽃집 앞에서 발걸음을 멈췄을거야. 노래가 나오는 곳을 찾는 듯이 고개를 두리번 거리다가, 카라마츠와 눈이 마주치자 저도 모르게 덧니를 보이며 웃어버렸지. 그 미소를 보자마자 벌떡 튀어나간 카라마츠가 그 남자의 팔목을 붙잡은건 순식간이었고. 어쩔 수 없었는걸. 그 미소는, 그토록 그리워하던 애인의 미소와 눈물이 날 정도로 닮아있었으니까.
아무말도 없이 입을 달싹이며 눈물을 주륵주륵 흘리는 카라마츠에 당황한건 OSO였겠지. 그도 그럴것이 그는 그냥 지나가던 길에 자기 노래가 들려서 오, 했을 뿐이고. 주인과 눈을 마주쳐버려서 평소의 팬서비스처럼 웃었을뿐인데. 하지만 당황도 잠시뿐. 그저 열정적인 팬이 가수를 만나 감동의 눈물을 흘리는거라고 생각한 OSO는 울지는 마시구요-하면서 멋쩍게 머리를 긁적였음. 그제야 제정신이 돌아온듯한 카라마츠가 급히 눈물을 훔치며 미, 미안하다. 내가 아는 누구랑 많이 닮아서...하는데 OSO가 아, 그거 나 맞는거 같은데? 해버렸겠지. 물론 OSO 내가 아는 누구=내가 좋아하는 가수로 해석해서 그런거고, 당연히 카라마츠가 말한 누구는 서점오소였음. 그래서 아니라는걸 알면서도 OSO의 말에 심장이 쿵, 하고. 곧 선글라스를 살짝 내리며 OSO가 안녕하세요, 카리스마 레전드 인간국보 보컬 OSO임다~ 인사하자 카라마츠는 다른 의미로 응? 하다가 하????하고 소리질렀음....이게 바로 OSO꽃집의 첫만남이엇다구 합니다..
이 뒤로 여자저차 인연이 생겨 OSO가 자주 놀러오게 됐는데, 골수팬이라고 생각했던 카라마츠가 의외로 자신에게 큰 흥미가 없다는걸 알게된 OSO는 이상한 오기가 생겨서 올때마다 자기피알 하기 시작함. 그중에서 제일 자주 꺼내는 말은 공연을 보러 와보라는 거였는데, 카라마츠는 카라마츠 나름대로 소신(?)이 있어서 가지 않았음. 왜냐면 OSO를 좋아한다기보다, 여전히 OSO에게서 서점오소의 모습을 찾고있었을 뿐이니까. 이런 맘으로 공연을 보러 간다거나 OSO와 친해지는건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은근히 선을 그엇겠지.
그래도 애틋한 마음이 생기는건 사실이라, 어리기도 하고, 동생을 아끼는 맘으로만 대하겠다고 마음먹었지. 물론 그동안 OSO는 카라마츠에게 점점 반하고 있었음. 이따금씩 자기를 애처로운 눈빛으로 바라볼때마다 가슴이 설레었으니까. 카라마츠가 무슨 생각으로 OSO를 보는지도 모르고.
자기 맘을 깨달은 OSO의 행동력은 빨랐음. 어느날 꽃을 다듬는 카라마츠의 옆모습을 바라보던 OSO는 가벼운 말투로 좋아해, 카라마츠씨. 뱉었을거야. 우습게도 정적속에 들려오는건 카라마츠가 가게에 틀어놓은 OSO의 노랫소리뿐. 멈춰버린 손을 내리고 작게 숨을 뱉은 카라마츠가 겨우, 고맙다고 웃어보이며 그의 고백을 돌려 거절했지만, OSO는 카라마츠의 붉어진 귓바퀴를 보고말았을거야. 난 포기 안 할거야. 다짐하듯 중얼거리는 소리를 들은 카라마츠가 난처한 표정을 지었지만, OSO는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는듯이 언제나처럼 씨익 웃을뿐.
그뒤로 OSO의 작업(?)은 점점 뻔뻔해졌겠지. 평소보다도 가까워진 거리, 숨쉬듯 좋아한다 말하는 OSO의 모습을 보며 젊음이란 대단하네...하고 감탄해버린 카라마츠. 물론...전혀 마음이 흔들리지 않았다면 거짓말임. 그가 좋아한다 말할때마다 점점 무너지는 벽을 느끼고 있었음. 하지만 이 마음이 서점오소를 그리워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건지, 아니면 정말로 OSO가 좋아진건지 확실히 말할 수 없었기에 카라마츠는 항상 OSO를 밀어냈겠지. 여전히 OSO가 건네는 공연 티켓을 거절하고. OSO의 고백을 웃음으로 흘려보내면서.
그리고 어느날, 꽃집을 찾아간 OSO가 본 건 임시 휴업 팻말과 불이 꺼져 어두운 가게. 어디 아프기라도 한건가? 걱정되는 마음에 핸드폰을 켜는 순간, 뒤에서 낯선 목소리가 오소마츠 형...? 하고 불렀지. 본명으로 불린건 오랜만이라 어쩐지 어색한 느낌으로 뒤를 돌아보면 모르는 남자가.
그날은 서점오소, 즉 오소마츠의 기일이었어. 카라마츠는 매년 그랬듯 오소마츠가 있는 곳으로 갔고, 카라마츠의 꽃집을 찾아온건 서점꽃집의 친구였던 이치마츠였겠지...이치마츠 역시 OSO를 서점오소와 겹쳐보고 그렇게 OSO를 불러세웠고, 이내 다른 사람이라는걸 깨닫고 다시 무덤덤한 표정으로 돌아갔음. OSO가 누구?하고 묻자 이치마츠는 아니, 아무것도 아님다. 대충 둘러대고 자리를 뜨려고 했지만, OSO가 하지만 방금 내 이름 불렀지? 형이라고 했지? 하고 따지듯 묻자 이치마츠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을거야.
당신 이름도...오소마츠라고?
당신 이름'도'? OSO가 의문을 느꼈을거야. 심지어 이치마츠가 이어서 카라마츠랑 아는사이?하고 물어봤으니 얘기를 나눠볼수밖에. 그렇게 이치마츠에게 자초지종을 다 들은 OSO는....카라마츠에게 아무런 연락도 하지 않고 조용히 돌아갔을뿐.
연예인이다보니 그렇게 자주 오는건 아니었지만, 적어도 1주일에 한번은 꼭 꽃집에 얼굴을 내밀던 OSO였는데. 거의 이주가 지나도록 오지 않는건 물론이고, 문자나 전화조차 하지 않았음. 카라마츠가 이상하게 여기며 조금 쓸쓸함을 느끼고 있을즈음 꽃집으로 우편 하나가 도착했지. 편지지 안에 들어있는건 그 어떠한 말도 아닌 다음주에 있을 OSO의 공연 티켓한장. 아무말도 없이 이렇게 티켓만 보낸건 또 처음이라 카라마츠는 차마 돌려보내지도 못하고, 고민에 빠졌겠지...솔직히 OSO가 보고 싶어진건 맞지만, 이렇게 가도 괜찮은걸까 하는 마음에. 물론 그뒤에 이치마츠가 찾아와 카라마츠의 정신을 더 어지럽게 만든건 당연한 일. OSO가 카라마츠의 옛 일을 알게됐다는 얘기를 듣자마자 느낀 감정은 공포였음. 이대로 다시는 자신을 찾아오지 않을까봐. 더이상 자신에게 웃으며 좋아한다 말해주지 않을까봐. 그리고 결국은 깨달아버린 감정. OSO에게 미움받고 싶지 않아. 사랑해줬으면 좋겠어. 보고 싶어. 나는 그를....
카라마츠는 서랍에 넣어뒀던 티켓을 꺼냈지. 어쩌면 이것은 OSO가 주는 마지막 기회가 아닐까. OSO가 내민 손을 맞잡을 수 있는 기회.
처음으로 본 무대에서의 그는 너무나도 눈부셨고, 어쩐지 공연도중 눈을 마주친것도 같았음. 순식간에 시간이 흘러 공연이 종료되었을 때, 카라마츠는 조심스럽게 무대 뒤쪽 대기실로 향했지. OSO가 미리 말해둔건지는 몰라도 걱정과는 달리 카라마츠를 막아서는 사람은 없었어. 대기실에서, 어느새 그리워진 붉은 머리를 보는 순간 카라마츠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멈춰섰지. 어째서인지 평소와는 다른 무덤덤한 표정으로 왔네. 라고 OSO 짧게 내뱉자 그제서야 카라마츠는 허둥지둥 챙겨온 꽃다발을 내밀었을거야.
오소마츠, 하도 자주 봐서 이런 꽃다발이 지겨울지 모르겠지만...
...지겹지 않아.
카라마츠씨가 주는거니까. 그렇게 꽃다발을 받아드는 OSO를 보며 카라마츠는 저도 모르게 안심해버렸고, 동시에 눈물을 글썽거렸지. 물론 그 모습을 보고 당황한 OSO가 진짜 울고싶은 사람은 난데. 중얼거리고 카라마츠는 조급해진 마음으로 허둥대며 말했어.
오소마츠, 사실 널 좋아해. 정말로, 나..
그거 정말로 나?
퍼뜩 카라마츠가 OSO의 얼굴을 바라보면, 그는 울고 싶다던 말이 빈말은 아니었다는 것처럼, 슬픈 표정을 짓고있었겠지.
알고 있었어. 카라마츠씨가 날 좋아한다는거. 아니까 그렇게한거야. 카라마츠씨의 표정을 보면 누구라도 알 수 있었을걸. 근데...자신이 없어져버렸어. 정말 그 표정은, 나를 향한 것이었을까. 아니면, 어쩌면 카라마츠씨는 사실 아직도,
지금 내 앞에 있는 오소마츠는 너다!
어느새 눈물 범벅이 된 카라마츠가 오소마츠의 얼굴을 두 손으로 붙잡으며 외쳤지.
보고 싶었는걸. 무서웠는걸. 늦게 알아버렸단 말이다. 내가, 오소마츠를 좋아한다고. 나도 너무 늦게...아이처럼 울먹이며 외치는 카라마츠의 고백에, 오소마츠는 결국 그를 끌어안을수밖에 없었지. 다행이다. 정말...정말...중얼거리는 오소마츠의 목소리를 들으며 카라마츠도 그를 마주안았을거야.
오소마츠, 한번만 더 말해주지 않겠나. 그....나를, 좋아한다고....
좋아해 카라마츠씨. 정말, 좋아해.
이 뒤로 OSO꽃집이 어떤 알콩달콩 연애를 했을지는 저도 모르겟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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