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무오키는 둘 다 고등학생. 삼젯 설정 말고 부랄친구 같은 느낌으로 지내오다가 몇년전 카무이가 나 너 좋아하나봐. 하고 오키타한테 고백했는데 바로 꺼져 병신아, 하고 차임. 근데 그대로 포기할 카무이가 아니지. 그 고백 이후로 오키타는 카무이를 슬슬 피해다녔지만 어딜 가든 눈 앞에 나타나는 카무이 때문에 결국 카무이 피하기를 포기하고 평소처럼 '친구로' 지냄. 가끔가다가 카무이가 조금이라도 진한 스킨십이라도 하려하면 바로 주먹 나가긴 했지만.
그러던 어느 주말에 갑자기 오키타 집에 찾아 온 카무이가

"바다 가자."

라고 말하길래 오키타는 그대로 문전박대 하려고 했는데 이미 기차 티켓도 다 끊었다, 당일치기로 갔다올거니까 널 덮칠 일도 없을거다, 하고 설득해서 결국은 어울려주기로 함. 갑자기 이녀석이 왜 바다에 가려고 하는건지는 의문이지만.
아무튼 대충 계란 까먹으며 바닥에 도착...은 했는데 겨울이라+해가 져서 엄청나게 추웠음. 오키타가 뭘 보고 싶다고 여기까지 온 거야, 하는데 카무이가 바다 쪽을 보며 두 팔 벌리고

"파란 바다가 보고 싶었는데 까맣다."

하면서 중얼거리겠지. 이미 모래사장에 주저 앉은 오키타가

"그럼 해가 지고 난 뒤에도 바다가 파랄 줄 알았냐."

하고 슬쩍 카무이를 올려다보는데 바다를 바라보는 카무이의 파란 눈동자가 반짝 반짝 예쁘게 빛나서 순간 멍해짐. 카무이는 그걸 눈치채지 못하고

"그래도 예뻐."

하고 달빛이 반사되어 빛나는 바다를 손가락으로 가리킬거야. 오키타가 저도 모르게

"네 눈동자가 더..."

하고 중얼거렸다가 바로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입 막고. 카무이는 그 말을 들었으면서도 못 들은척 오키타를 내려다보더니

"나 잡아봐라 놀이 할래?"

묻겠지. 나 잡아 봐라는 뭐가 나 잡아 봐라냐, 하면서 오키타는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는데 카무이는 네가 술래야, 하면서 천천히 바다쪽으로 뒷걸음질 침. 처음엔 가만히 앉아 카무이 하는 꼴을 지켜보던 오키타가 카무이가 바다에 발을 담근 후에야 벌떡 일어나서 저 미친놈, 하고 중얼거리겠지.

"야, 거기 가만히 있어. 더 들어가지 마."
"아니지, 넌 술래라니까? 직접 날 잡아야지."

오키타가 한 걸음 다가서면 카무이는 한걸음 뒤로 물러나고, 이게 반복되면서 카무이는 어느새 허벅지까지 물에 잠길거야. 오키타도 다급하게 바다에 발을 넣으며

"동반 자살하자고 바다에 오자고 한거냐?"

하고 비아냥 거렸지만 표정은 잔뜩 긴장함. 카무이는 여전히 방긋 웃는 얼굴로

"너무 느린데, 오키타~"

하고. 카무이는 물이 명치까지 올 때 쯤에야 걸음을 멈춤. 그 틈에 오키타가 빠르게 걸음을 옮겨서 카무이 손목을 잡겠지. "죽고 싶어서 환장했냐?"하고 화를 내려는 순간 카무이가 오키타 확 끌어당겨서 안았으면.

"춥다."
"야."
"근데 난 이대로 동반 자살 해도 좋을 것 같아."
"죽으려면 혼자 죽어."

혼자 죽으라고 말은 하지만 오키타도 카무이 허리를 껴안은 상태였음. 그래서 카무이는 웃으며 오키타 어깨에 얼굴을 파묻고

"사귀자."
"미쳤ㄴ..."
"거절하면 죽을거야."
"이제보니 여행이 아니라 협박하려고 온 거잖아, 이거."

카무이는 낮게 하하, 웃더니 맞아. 하고 오키타를 쳐다보겠지. 근데 사실 오키타도 카무이한테 아예 호감이 없는건 아니었음. 단지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와서 그걸 깨기 싫었을 뿐이지. 그런데 지금-밤바다에서 껴안은 채로 새파란 카무이의 눈동자를 마주보는- 상황이 오자, 결국 오키타는

"그래. 사귀자, 그럼."

하겠지. 오키타의 말이 떨어진 순간 카무이는 바로 오키타에게 키스했고, 그에 멈칫하며 뒤로 물러나려던 오키타는 카무이가 허리를 꽉 껴안은 탓에 어쩔 수 없다는 듯 키스에 응했음. 한동안 그렇게 찬 물속에서 키스하던 둘은, 수면의 높이가 아까보다 더 높아졌다는 걸 깨닫고 슬슬 나가자. 하고 밖으로 나감.
체온도 떨어졌고 옷도 다 젖은탓에 카무이가 여관이라도 갈래? 하면서 꼬드겼지만, 오키타는 녀석이 무슨짓을 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근처 시장에 가서 두꺼운 담요를 사들고 기차를 타러 감. 축축한 옷 때문에 많이 찝찝하지만 그래도 따뜻한 기차에서 담요 덥고있으니 슬슬 잠이 오기 시작해서 오키타가 창문에 머리 기대고 조는데, 카무이가 툭 하고 오키타 어깨에 쓰러지듯 기대며 잠들겠지. 오키타는 자기 어깨에 기대어 잠든 카무이를 잠시 바라보다가, 한숨과 함께 피식 웃고는 자기도 카무이한테 기대며 잠들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다음날 둘은 나란히 감기 몸살에 걸려 앓아누웠다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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